사회라는 방을 통과하는 이름들
문은 항상 열려 있었고, 열려 있다는 사실이 문을 통과하는 이유가 되지는 않았다. 사람들은 이유 없이 들어왔고 이유 없이 떠났다. 그들의 발걸음은 계절처럼 규칙적이었고, 동시에 날씨처럼 예측할 수 없었다. 어떤 이는 문턱에서 오래 머물렀고, 어떤 이는 이름을 남기지 않은 채, 방 안의 공기를 바꾸어 놓고 사라졌다. 회사는 그들을 방문자라 불렀다. 불렀다는 사실만이 그들을 잠시 머물게 했다.
나는 그들을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게 되었다.
모든 것은 자신의 선택일 뿐이었을 테니까.
내가 글을 쓰고 있는 이곳처럼.
누군가는 구독이라는 것을 누르고
누군가는 다시 구독을 취소하는 것처럼.
그리고 누군가는 새로 구독을 누르게 되는 것처럼.
책을 열고 글을 읽는 사람들의 몫일테니까.
그것은 우리 살아가는 사회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은
이제 더 이상 놀라운 일이 되질 못하니까.
그것을 신경 쓴다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다.
나는 여전히 방문자들의 숫자에는 관심이 없다.
누군가 한 명이라도 제대로 머물러 준다면
그렇게 자리한 것에서는 따사롭고 밝은 빛이 날 테니까.
사회는 방처럼 보였다. 벽은 법과 관습으로 이루어졌고, 바닥은 노동과 시간으로 닦여 있었다. 창문은 늘 투명했으나 바깥은 자주 흐렸다. 방문자들은 이 방으로 들어와 의자를 옮기고, 말을 남기고, 표정을 바꾸었다. 그들은 자신이 방을 바꾼다는 사실을 몰랐고, 방이 자신을 바꾼다는 사실도 몰랐다. 변화는 늘 상호적이었고, 그 상호성은 기록되지 않았다.
들어오는 사람들은 대개 손에 무언가를 쥐고 있었다. 기대, 분노, 계획, 희망. 꿈. 혹은 아직 이름 붙지 않은 가능성. 떠나는 사람들은 대개 빈손이었으나, 그 빈손에는 보이지 않는 무게가 실려 있었다. 사회는 그 무게를 재지 않았고, 재지 않는 법을 오래전에 배웠다. 대신 사회는 숫자를 셌다. 유입과 유출, 증가와 감소. 그러나 숫자 사이에는 늘 사람의 숨이 끼어 있었고, 그 숨은 통계의 종이를 눅눅하게 만들었다.
방문자들은 반복해서 돌아왔다. 떠났다가 돌아오는 이도 있었고, 돌아올 수 없게 된 이도 있었다. 어떤 이들은 돌아오지 않음으로써 더 큰 존재가 되었고, 어떤 이들은 계속 돌아옴으로써 점점 투명해졌다. 반복은 습관이 되었고, 습관은 구조가 되었다. 구조는 다시 문을 만들었다. 문은 또다시 열려 있었다.
화사의 일탈률에 대한 회의가 있던 날. 나는 가장 많은 말을 하고 있는 사람이 되었다. 함께 자리를 한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질 때까지. 열변은 이어지고 있었다. 이것이 왜 중요한지. 이 공간의 누군가 한 명만이라도 나의 말을 이해해 준다면. 이것은 사건이 아니라 현실이라고. 그것이 회사에 문제가 될 거라고. 나의 말하는 입이 무겁지 않게. 누군가가 동조라는 것을 해준다면 좋겠다는 의지가 있었다. 하지만. 나는 기대하지 않았다. 9년이라는 시간 동안 빙산처럼 얼어 있는 것을 녹여낼 수는 없는 것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작은 얼음 조각은 이미 커다란 빙산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 빙산의 이름은 일탈률이었다. 회사에서 사람이 나가는 총합체의 수치. 방문자들이 만들어 놓은 빙산. 이제 그 안에는 어떠한 바이러스가 숨어 있는지 모른다. 새로운 누군가에게 전염될 또 다른 방문자가 될 확률이 높아질 전염병 같은 것이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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