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의 늪
잔잔하지 않다.
움직이지 않는 것도 없다.
두꺼워진 공기 속에서
사람들이 숨을 고른다.
늘 두 가지를 요구하는 회사에서는
광채가 날 수 없다.
자기희생이냐,
굴복이냐.
누군가가
굴복은 회사에서 하라 한다.
맹목적인 충성.
상황에 따라 날개를 접었다 펴는 사람.
그의 말에는 늘 오래된 공기가 묻어 있었다.
나는 왜 회사에서 굴복해야 하는지
그 사고방식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말해 주었다.
그의 말끝을 정리해 줄 생각은 없었다.
그에게 에너지를 더 쓰는 건 낭비였다.
자기희생은 각자 알아서들 하시고
굴복은 골프장에서나 하시고
여기서는 낚시질 말고
회의에 집중하자고.
또박또박,
정확하게.
모두가 나를 응시했다.
누군가는 입을 벌린 채 멈춰 있었다.
애매하게 돌리기보다
정확히 짚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입을 열었다.
이럴 때 입을 닫고 있으면
말 그대로 굴복하겠다는 시그널을 보내게 되거나
누구 하나는 다치게 되어 있는 구조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다.
나는 무엇이 틀렸다는 건지 이해하지 못했다.
굳이
대치 중인 사람들을 설득하고 싶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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