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것으로 나를 세우다
그리움은 대개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만드는 감정이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그러나 나는 알게 되었다.
그리움은 오히려 사람을 움직이게 한다는 것을.
그리움은 비어 있음이 아니라, 아직 다 쓰지 못한 마음의 여백이다. 누군가 떠난 자리, 돌아오지 않는 시간, 다시는 같은 빛으로 반짝이지 않을 한순간이 남기고 간 투명한 흔적. 그 흔적은 때로는 칼날처럼 날카롭고, 때로는 물처럼 스며들어 우리의 하루를 적신다.
나는 오래전 한 계절을 떠올린다. 바람은 유난히 건조했고, 나뭇잎은 쉽게 부서졌다. 그 사람은 아무 말 없이 멀어졌고, 나는 아무 말도 붙잡지 못했다. 그리하여 남은 것은 이름 모를 정적과, 설명할 수 없는 허기였다. 나는 그 허기를 견디기 위해 책상에 앉았다. 펜을 들었다. 아무것도 쓰지 못한 채 한참을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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