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뇌가 떠올리고 좌뇌가 정리하는 시간
불현듯 나타난다면,
갑자기.
별안간.
내리고
흐르기 시작한 비는 고이기 시작하고,
마지막 테이블을 정리하면서
얼룩이 흘러내린 자리의 물질을 흡수하기 시작한다.
하얀 식탁보에 얼룩진
검정빛에 가까운 액체가
그렇게 노동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욱신거리는 살갗을 두드리고
엄지손으로 여기저기를 눌러댄다.
혈관이 나타나도록
하루의 노동에 단련된 두 손에
핏줄이 쥐었다 펴졌다 펌프질을 하고,
하루가 지나갔다는 안도의 한숨이 나올 때
모든 것은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을 가리키고 있었다.
비워지고
비워진다.
마음에 들어 있던 모든 것들이
비워졌다.
단순 노동의 힘이라는 것은
그렇게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하게 한다.
이제 방출해야 할 사색들이 물들겠지만,
그런 밤은 어쩔 수 없는 일이 될 것이며
가능하다면
찔러도 구멍 나지 않는 마음이라는 것을
긁어 자리를 내고
눌러 자국을 내기 위한 시간은
이어질 것이다.
작은 상실감 같은 것이
지하철 손잡이에 스며든다.
다른 것들.
가능할 때 할 수 있는 것들.
하나의 선을 따라
팔을 따라 흘러내리는 무언가를 느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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