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바람 속의 자화상

생각에 의해 해체되는 하루와, 여전히 내가 되기를 원하는 밤

by 구시안

나의 섬약하지만 변함없는 감수성과,

길지만 의식적인 꿈이 모여 만들어 낸 것은

바람과 검은 그림자 안의 인생이라는

나의 특권일 것이다.


나는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을 하고,

내가 가질 수 없는 것을 꿈꾸도록 설계되어 있는 듯하다.

망가진 시계는 오늘 밤도 부조리하게 느껴진다.

한 잔의 위스키를 벌컥 들이키고 진한 담배를 피운다.


평범한 사람들은 인생이 아무리 고달프다 할지라도

적어도 그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는 행복을 누리는 것일까.


인생이 흘러가는 대로 살아간다는 것.

생각 자체가 생각의 과정 속에서 파괴되는 현상을 바라보게 된다.


생각은 해체되는 대로 분리되고 정리되며,

사라지거나 기록된다.

삶의 불가사의를 명상하고

미세한 행동 하나하나마다 영혼을 담을 수는 없다.


만약 수천 가지의 복잡함을 모두 느끼게 된다면,

아마 다시는 행동하려 들지 않고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것이 정답일지도 모른다.


대기는 더러운 검은색 속에서 보이는 창백한 회색처럼,

베일 뒤에 감춰진 채 아무도 모르는 내일을 노래하는 것 같다.


일과를 행하는 시간이 조금이라도 바뀌면,

불편한 정신적 여유를 경험하게 된다.

동시에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안타까움 같은 감정이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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