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찾아온 무염시대

기억만이 소금이 되는 밤

by 구시안

움직이지 않는다.

아무 소리도 없다.

아무것도 없다.

그저 대기 속에 있다.

보이지 않고 색깔이 없다.


잔잔하여

움직이지 않을 뿐이다.


공기의 두꺼움이 무겁고

기다리지 않는다.

여전히 기다림 없이 흘러간다.


깊이도 없고

중단도 없다.

시간은 존재하지만

시간이 없다.

기다리지 않기로 했기에

기다림이 없다.


임박한 빛의 폭발과 은닉을

목적을 미리 지령하지 않은 채

시간을 씹어 먹는 중이다.


침식의 빛.

진주의 은은한 빛.

밤은 그렇게 찾아와 검은 진주가 되어 자리하고 있다.


잠잠하고

가득하고

커지거나 누적되는 것이 없이

무언가를 얻으려 하는 욕망이 자리할 뿐이다.

작은 움직임이 아주 약간의 다른 단어를 만들 뿐이다.


소리가 하나도 없다.

대치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손바닥 한가운데로 휴식을 위해 돌아온다.

선택할 수 없는 계절을 선택할 수 있다면 가을이고 싶다.


공기를 순수하게 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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