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을 다스리는 시간
시간이 늦었다.
하늘이 방을 떠나고 있다.
오늘 밤은 기필코 나의 양들을 팔아야 한다.
시(詩)를 머금고 있는 양들의 털을.
섬세한 빛의 무리를 따라 걸어가다가
나를 인도하던 나무들이 문을 닫는 시간이다.
특별한 밤이라는 건 없다.
태양처럼
형체가 없는 밤을
둥글게 빚어낸 둔턱에 앉아
오늘의 나를 잊어가는 일을 하는
완벽한 밤을 만들어야 한다.
정지한 무희처럼
춤을 추지 않는 창가의 커튼도 고요하다.
다리의 무게가 무거워진 하루의 일상을 마치고
누군가에게 입맞춤해줄 사람 또한 없지만,
가느다란 스탠드 불빛을 따라 걸린 줄을 타고
높은 곳을 어른거릴 것이다.
검은색으로
스물네 시간 중 반을 휴식과 부재와 편안함으로 채워야 한다.
손바닥과 눈꺼풀 사이 쾌락의 무리는
잠에 이르는 길 전부를 이미 차지하고 있다.
눈 속에 불을 피우는 밤.
나는 오늘 하루 어떻게 되었던가를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것을 이해하기 위해
애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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