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를 찾는 마음

아직 도착하지 않은 마음의 풍경

by 구시안

오직 평범한 사람이

평범한 산책길에서 마주칠 수 있는 것들만 마주친다.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는 비밀의 정원을 들어가다 보면

물소리가 찰랑거리는 분수와 아름다운 꽃들이 저마다의 터전에

커다란 나무들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을 받아먹으며 살아가고 있다.


지난 밤 첫 번째로 마음을 흔들었던 것은

고요한 전나무 우듬지의 뾰족한 초록 위로 흐르는 생각들 뿐이었다.

내가 가야만 하는 나의 호수를 아직 찾아내지 못했고

나는 여전히 잔잔하고 고요한 호수를 생각하고 있다.


나를 끌어당기는

시집 한 권에 마음을 잠시 주었다가,

풀밭과 숲을 뛰어넘어 다니는 상상을 하다가,

비밀스럽게 예감하기만 했던

아직 펼쳐지지 않은 오늘의 쉼에 대해 논하지는 않기로 했다.


그저 여전히 초록빛 투명한 고요에 둘러싸여 있을 뿐이다.

창백하게 푸르고 살짝의 우울에 잠긴 하늘 같은 호수를 찾고 있다.

삶의 나른한 그림자가 흔들리는 낮에는

산들은 드높고 먼 흐릿한 초록으로 사방이 채워진다.


주변의 부드러움과 고요함에 진실로 묘사하는

붓끝에서 펼쳐지는 언어가 아닌 그림이 되는 것들을 바라보고 있다.

호수의 표면,

헤엄치는 백조 한 마리가 호수에 남긴 흔적.

최후까지 모조리 소진해버려야 할 욕망.

이 감미로운 침묵의 심연이 입을 벌리지 않게 막아놓은

뱉지 못하는 언어들을 함께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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