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성일 Aug 17. 2018

그러니까, 이제 우리 그만 하자.

한때는 괜찮았으니까 이해했고,

이해했으니 괜찮았어.


‘그럴 수 있겠다.’

‘나도 그 상황이라면 그러지 않을까?’

‘나라고 다를 건 없을 거야.’


그러다 바쁘다고,

이따가 연락한다고 통보하듯 보내는 문자에

하염없이 핸드폰만 바라보다

문득 그런 생각을 했어.

‘넌 나의 무엇을 이해하고 있을까?’


내가 너를 이해한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너도 나를 이해하고 있을까.

그렇다면 그건 뭘까.


바쁜데 만나자고 하는 내 모습일까.

쉬기에도 바쁜 너를 굳이 불러내

쫑알대는 내 모습일까.

내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쯤은 아니까

분명 있을 텐데,

네가 하는 행동을 보면 어떤 건지 모르겠어.


언젠가부터 내 마음의 추가 기울었어.

이해한다 말했지만 사실은 포기했고,

괜찮다 말했지만 사실,

별 기대는 하지 않았어.


같이 있지만 같이 있는 것 같지 않았고,

사귀고 있지만 매일 헤어지는 듯한 기분,

그동안 나는 그런 기분이었어.


그래서 말인데,

우리 이제 그만하자.


더는 이해할 수 없을 것 같고

더는 기대할 수 없을 것 같아.

정확히 말하면

이해하기도, 기대하기도 싫어.


작가의 이전글 너와 나의 온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