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팀 아이어(EYER) 아티스트북 《VIEWERs》
젊은 작가 6인이 모인 프로젝트팀 아이어(EYER)가 아티스트북 《VIEWERs》를 출판하고, 통의동 Boan1942에서 출판기념 전시를 열었다. 작업과 별개로 평소 각자 눈여겨보던 소재를 글, 그림, 사진 등으로 지면에 소개했다. 그들의 ‘뷰’는 무엇을, 어떻게 포착할까. / 한지희 기자
아이어(EYER)는 작가 강동주, 노은주, 소민경, 손주영, 오희원, 윤향로로 이루어진 프로젝트팀이다. K팝 뮤직비디오부터 일상에서 발견한 다양한 돌의 형태까지, 작업에 본격적으로 도입하지는 않았지만 평소 가까이 두고 보던 소재나 화두에 대한 단상을 발전시키기 위해 모였다. 지난 수개월간 각자의 관심사에 눈이 갔던 이유와 이를 보는 방식을 탐구했고, 그 결과물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 《VIEWERs》다. 평론 및 기획자 유지원이 편집자로 참여하고 맛깔손이 디자인했다. 아티스트 북과 잡지의 성격을 두루 지닌 책에는 작가의 사유를 구체화한 그림, 사진, 드로잉과 이러한 시선에 화답하는 소설가 및 평론가의 글이 실렸다.
출판과 연계한 동명의 전시는 일주일간(2018. 12. 14~20) 예약제로 공개했다. 통의동 보안여관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의 한 침실을 전시공간으로 삼았다. 지면에 실린, 혹은 그와 연관된 드로잉과 오브제가 방바닥, 벽, 화장대, 옷장 곳곳에 설치됐다. 전시 개막 전날 저녁 열린 출판기념행사 기간 외에는 요일별 20분씩 배정한 타임 슬롯 티켓을 온라인으로 구매해야만 전시를 볼 수 있었다. 단 20분간 예약자만, 실제 침실로 쓰이는 사적인 공간에서 작가들의 ‘시선’을 보는 경험은 ‘관음’에 가까웠다.
책은 총 6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순서대로, 오희원의 <‘SM엔터테인먼트’라는 취향>(글 박희아)은 SM이 기획한 뮤직비디오 속 장소에 투영된 욕망을, 윤향로의 <나의 폭신한 친구들>(글 남선우)은 퍼 제품을 통해 문화의 여러 영역이 형태나 양식을 상호 참조하는 방식을 탐구한다. 유지원은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서: 2018 K-뷰티 오버뷰>에서 국내 뷰티산업이 만드는 미의 기준과 그 이미지에 대한 비평을 시도하며 소민경의 <페널티 레이어>(글 대금주)는 포장지에 얽힌 원본과 복제본의 역학관계를 살핀다. 강동주는 <그곳에 보러 가지 않고 보기>(글 박솔뫼)에서 풍경이 발생하는 시간과 공간에 대한 사유를, 노은주는 <형태 수집가: 돌 이야기>(글 윤원화)에서 돌을 중심으로 언어가 이미지화되는 현상에 대한 단상을 풀어놓는다. 텍스트로 협업한 이들은 작업을 해석하거나, 작업에 내재한 논점을 확장해 자신의 시선을 덧붙였다.
잡지의 형식을 참조한 이 책에는 성격에 맞게 광고 페이지도 수록됐다. 패션 및 뷰티 산업의 브랜딩이나 프로모션 문법을 차용하는 작가 송민정, 박보마, 서울모범미감(김효재, 지호인)이 참여했다. 유지원은 “월간지가 시간이 흐른 뒤에는 당대의 징후를 살펴볼 수 있는 실마리가 되듯, 《VIEWERs》에 실린 참여자의 ‘뷰’는 현재의 관점을 저장 혹은 동결해 두는 장치가 될 것” (서문 내용 편집, 발췌)이라며 출판의 의의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