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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걸음 May 23. 2022

나에게 주는 선물

마음공부 4


1.

태생적으로 마음이 넉넉한 사람을 보면, '내가 평생을 걸려 도달하고자 하는 높이에 저이는 이미 당도해 살아가고 있구나' 하는 마음이 든다.
평생의 화두가 '내집 마련'인 채 애면글면 살아가는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내 집을 가진 사람이나 이른 나이에 내집 마련에 성공한 사람을 보는 심정과 유사하다.

내 마음이 작은 것을 본다.
언제나 만족하지 못하는 마음을 본다.
마음이 작을수록, 채워지지 않는 것을 본다.
다른 한편으로 언제나 새로운 것을 찾는 마음을 본다. 항
상 그다음 것을 근심하는 마음을 본다.  

... 문득,
근심하는 마음에 대하여 근심하지는 않기로 한다.
나를 위한 최기소한의 배려이다.
가난한 자를 위한 선물이다. 

근심하고 의심하면서 끊임없이 하심을 향해 나아가자고 토닥이는 마음을 본다.
그 속에 한울도 함께 근심하고 의심하고 있으니, 두려워할 것이 없다고 희망하는 마음을 본다.

2.

마음이 작아진다는 건, 그 여지를 욕심이 채운다는 말인가 보다.

사사로운 욕심도 욕심이고, 정의로운 욕심도, 대개는 욕심일 뿐이다. 

그 욕심의 다른 이름은 집착이다. 

아무리 길대야 백년 순간에 불과한 것을 영원한 것으로 여기는 무지에서 비롯된 幻影에 집착하는 일이다.  

영원에서 영원으로 가는 길의 잠깐 쉼에 불과한 이생의 삶을 순간의 물욕, 심욕에 집착하는 일이다. 


3. 

작은 것에 예민하게 구는 것이, '직업병'이라고 생각하며 산다.

'아' 다르고 '어' 다른 게 세상사이기도 하지만, 특히 출판에서는 너무도 그러하다.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고 하지만, 출판에서는 가와 거 중에서 선택을 잘못하면, 자칫 몇 백만원을 손해보아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나만 그런가?)하다. (-cf. 재인쇄)


일찍이 해월 최시형 선생은 "나도 또한 감정이 있는 사람인데 어찌 시비하는 마음이 없을까요. 하지만 화를 내면 도를 상하므로 이를 하지 아니합니다. 나도 오장이 있으니 어찌 탐욕하는 마음이 없을까만 이를 하지 않는 것은 한울님을 봉양하는 까닭입니다."(해월신사법설, 대인접물)


화를 한 번 (잘못) 내면, 경우에 따라 몇년을 쌓아 온 공덕이 허물어지고, 상처만 남는다는 걸

너무도 잘 안다. 여러 번 겪어 보았기 때문이다. 


알면서도, 잘못을 되풀이하는 건, 뱃심이 약하기 때문이다. 

뱃심을 기르는 것이 수련일 테다.
 단전에 기를 모으는 것이라 해도 좋지만, 결국 뱃심이 인생을 좌우한다. 


그 나머지는, 여여하게 가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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