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스토리 이야기 1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
인구에 회자되는 이 말은 나이지리아 속담이라고 한다.
이 속담은 무한한 진리를 유한한 공간 속에서 표현한 말이다.
이 말을 본디 규모에 맞춰서 표현하면 이러할 것이다.
이 말은 일찍이 해월 최시형 선생이 말한 "이천식천(한울로서 한울을 먹는다)"이라는 말로부터 그 유래를 생각해 볼 수 있으니, 해월 선생의 말씀은 이러하다
만일 한울 전체로 본다면 한울이 한울 전체를 키우기 위하여 같은 바탕이 된 자는 서로 도와줌으로써 서로 기운이 화함을 이루게 하고, 다른 바탕이 된 자는 한울로써 한울을 먹는 것으로써 서로 기운이 화함을 통하게 하는 것이니... (해월신사법설, 이천식천)
여기서 이른바 "밥이 하늘이다"라는 말이 유래하였으니, 말하자면, 밥(쌀) 한 그릇이 이루어지기까지, 햇빛과 바람, 비와 이슬, 때로는 폭풍과 가뭄까지, 그리고 그에 더하여 농부의 땀은 물론이요 수많은 사람들의 노동이 더해져서 된 것이라, 여기서 조금만 더 시선을 멀리, 넓게, 뻗쳐 보면, 우주 전역은 물론 무시이전의 과거와 무후이후의 미래까지 지금 여기의 '한 아이'를 위하여 존재하였음을 깨달을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당연히 이때 ‘우주’는 시간과 공간을 아울러 지칭한다. 불교 용어로 하면 시방세계다. 우리가 아는 한 시간은 138억여 년 전 빅뱅의 그 시각으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를 포괄하며, 공간(우주)은 그 끝이 없다고도 하고, 최소한 없는 것과 매한가지라고도 말해진다.
이 책 '빅 히스토리 - 생명의 거대사'는 지금까지의 빅 히스토리가 인간은 물론 이 지구조차 ‘우주의 먼지’이며 ‘생명’은 우주 진화의 말단에서 빚어진 우연의 산물로 보아온 것을 전면적으로 전복한다.
진정한 ‘빅 히스토리(거대사)’는, 인간의 사회와 역사, 그리고 과학과 종교 전반을 바로 이러한 지극한 궁극의 맥락에서 궁극적인 혹은 무궁한 범위까지 확장하여 써내려 가는 역사라고 할 때, 여기서 ‘인간’은 ‘생명’의 대명사이다.
몇백 년, 몇천 년에 걸친 한 국가, 한 민족의 역사도 그러하지만, 지금 여기에서의 ‘하나의 사건’의 ‘관계’와 ‘인연’을 따라 궁극적인 원인과 궁극적인 의미를 캐어가다 보면, 그 범위는 ‘우’와 ‘주’라고 하는 시공간 전역에 걸치게 된다.
백뱅에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한 줄로 세워, 우주와 지구와 인간의 존재 의미를 재음미하자는 것이 빅 히스토리의 기본 정의라면, 이 책 “빅히스토리-생명의 거대사”는 그 역사 이전과 역사, 그리고 역사 이후까지를 관통하는 것이 바로 ‘생명’임/일 수밖에 없음을 밝힌다.
이러한 개념의 빅히스토리라고 해도, 최근에 생긴 것은 아니다. 적어도 100년 전, 동학의 경전에도 이러한 발상은 존재한다.
성품이 닫히면 모든 이치와 모든 일의 원소가 되고 성품이 열리면 모든 이치와 모든 일의 좋은 거울이 되나니, 모든 이치와 모든 일이 거울 속에 들어 능히 운용하는 것을 마음이라 이르고 마음은 곧 신이요, 신은 곧 기운이 이루는 바이니라.
운용의 맨 처음 기점을 '나'라고 말하는 것이니 나의 기점은 성천의 기인한 바요, 성천의 근본은 천지가 갈리기 전에 시작하여 이때에 억억만년이 나로부터 시작되었고, 나로부터 천지가 없어질 때까지 이때에 억억만년이 또한 나에게 이르러 끝나는 것이니라.
이 말은 천도교의 3세교조인 의암 손병희 선생의 <무체법경>이라는 경편에 나오는 말씀이다. 어려운 말이지만, '성품이 닫히면'은 빅뱅 이전으로 '성품이 열리면'은 빅뱅 이후로, '마음'을 빅뱅 이전의 우주의 기점으로 보고, 마음=신이요, 기운=빅뱅의 시작으로 보면 어떨까?
심령은 오직 한울이니, 높아서 위가 없고 커서 끝이 없으며, 신령하고 호탕하며 일에 임하여 밝게 알고 물건을 대함에 공손하니라. 생각을 하면 한울 이치를 얻을 것이요 생각을 하지 않으면 많은 이치를 얻지 못할 것이니, 심령이 생각하는 것이요, 육관(눈․귀․코․혀․몸․뜻)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니라. 심령으로 그 심령을 밝히면 현묘한 이치와 무궁한 조화를 가히 얻어 쓸 수 있으니, 쓰면 우주 사이에 차고 폐하면 한 쌀알 가운데도 감추어지느니라.
이 말씀은 해월 최시형 선생의 <수심정기>의 일부분이다. 여기서 심령을 곧 마음=신으로 이해하면, 위의 의암 손병희 선생의 글과도 통하게 된다.
또 여기에 '한 쌀알 가운데도 감추어지느니라'는 말이 곧, 장일순 선생의 "나락 한 알 속의 우주"라는 말의 어원이 된다는 점도 기억해 둘 만하다.
어 책 "빅 히스토리 - 생명의 거대사"는 동서양의 과학과 철학, 사상과 문화를 가로지르며, 생명의 역사와 본질을 설파하는 것이다.
지동설과 진화론의 등장으로, 우주의 먼지와 동격으로 전락하였던 인간은 이제 '인식'의 담당자로서 우주 그 자체와 정면으로, 전면적으로 통섭할 수 있는 존재로 등극하는 극적인 반전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
책 구입하러 가기
http://book.naver.com/bookdb/price.nhn?bid=13057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