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도교는 매년 3월 1일 오전 11시 천도교중앙대교당(삼일대로457) 3.1절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기념식에서는 그해의 '선언서'라고 할 '기념사'를 천도교 최고 수장인 '교령'이 발표한다. 3.1운동 100주년에 발표되는 기념사를 입수하여 소개한다.]
기 념 사
모시고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3.1운동 제100주년 기념일입니다.
우리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며 그 정신을 이어 역사를 바로세우고, 그 꿈을 살려서 다시 100년을 향한 3.1운동의 새 출발을 시작합니다.
100년 전 오늘, 의암성사(손병희)와 민족의 지도자들은 우리나라의 자주독립과 인류세계의 평등평화를 선언하고 만세를 선창하였습니다. 그 선언과 만세 소리가 한반도를 채우고 온 세계를 깨웠습니다. 이로써 민주공화의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되고 무장항쟁과 문화투쟁을 더하여 조국광복을 이루었습니다. 그동안 분단의 질곡 속에서도 민주화와 산업화를 거듭하여 세계사에 우뚝한 오늘의 역사를 만들었습니다.
천도교는 동학농민혁명, 갑진개화혁신운동, 인재양성교육 등을 통해서 구국운동의 전통을 계승하였고, 49일기도로 이신환성의 정신을 함양하며, 성심성력으로 3.1운동을 준비하였습니다. 겨레의 가슴에 독립정신을 심고자 하는 뜻은 독립선언서로 표현되고, 대중화 · 일원화 · 비폭력의 삼대원칙은 공약삼장으로 표현되어 인류를 깨우는 울림이 되었습니다.
보국안민, 포덕광제 운동의 길에서 순도하신 수백만 동학 천도교 선열들과, 독립과 통일운동의 장정에서 순국하신 수많은 민족지사의 성령이 우리에게 출세하는 오늘입니다. 불순천리하고 불고천명하는 각자위심에 빠진 세상 사람들이 다시개벽의 깃발 아래 동귀일체하고자 하는 오늘입니다. 시호시호 노래하며 내일로 가는 오늘입니다.
존경하는 천도교인 여러분!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는 오늘, 우리 모두 다시 한마음 한 뜻이 됩시다. 기도와 수도로 경천하고, 경물과 경인으로 힘을 길러서 다시개벽의 선구자가 됩시다.
3.1운동은 기미년에 우연히 시작된 것이 아니라 동학에서 천도교로 이어온 보국안민 척왜양창의 운동의 현현입니다. 보은에서 꽃핀 민회운동이 첫째 봉우리입니다. 갑오년에 횃불을 올린 동학농민혁명이 둘째 봉우리입니다. 아래로부터의 첫 혁명, 자주의 시작이며, 다시개벽운동의 빛나는 성공, 독립의 출발점입니다.
갑진개화혁신과 교육입국운동이 셋째 봉우리입니다. 교정쌍전의 두 바퀴로 자주근대의 신국가를 기약하였습니다. 각급 학교를 설립하고 지원하며, 신문물 언론출판으로 계몽개화의 빛을 밝혔습니다. 의병과 개화파, 위정척사마저 껴안고, 독립입국의 한길로 내달렸습니다. 민족자존과 인류평등의 길을 밝힌 일입니다.
이 혁명과 운동이 흐르고 모여 3.1운동의 큰 바다를 이루었습니다. 하늘의 때를 간구하고 기다리며, 세계 개조의 운수를 살피고 읽은 뒤에, 사람과 단체의 마음과 기운을 하나로 모아 마침내 거사하였습니다. 한울님의 감응으로 천하가 함께하여 세계 민족운동, 평화운동, 신문명 운동사에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왜곡되고 빼앗긴 천도교 3.1운동의 역사를 되찾아야 합니다. 정의롭고 담대하던 천도교의 기상을 되살려야 합니다. 3.1운동의 역사와 정신을 되살려 우리 시대의 과제인 평화통일을 이룩해야 합니다. 보국안민-후천개벽을 기필코 이루기 위하여 물오동포-인오동포의 생명세계를 향한 제2의 3.1운동을 기약해야 합니다.
오늘 우리가 한울님 스승님, 선열의 감응으로 다시 내일을 향한 장정을 선창하는 것은 지난 100년간 도산검수 고난의 길이 모질고 거칠었지만 분단과 신 서세동점의 현대사에서 성운이 꽃피기를 기다리는 마음이 간절하였기 때문입니다. 또한 3.1정신이 헌법전문과 민족운동사에 맥맥이 살아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공경하는 남과 북의 동포 여러분!
3.1운동 그날처럼 우리 민족이 하나 되어 통일조국을 맞이합시다. 그날의 궐기는 자유자주, 상부상조 정신의 개화입니다. 우리 역사의 오랜 시련은 평화와 행복이 넘치는 자주통일의 밑거름입니다. 전 세계 온 인류가 우리 조국의 미래를 경축합니다. 천지의 기운이 우리 민족의 번영을 찬탄합니다.
온 세상의 동덕, 동포 여러분!
오늘 선열들의 거룩한 정신과 오롯한 헌신을 기억합시다. 3.1운동의 빛을 따라 개벽의 길로 나아갑시다! 사랑과 정의, 행복과 평화의 세상을 건설합시다.
남을 원망하기보다 스스로를 책려하고, 잘못을 배타하기보다 자기 건설에 정성들이는 마음은 3.1운동의 정신입니다. 몸과 기운을 바르게 하여 봄을 기다리고 우리의 안녕과 동아시아와 세계의 공존, 인류와 온 생명공동체의 공존공영을 위하여 지혜와 용기를 다합시다.
하늘과 땅과 사람을 아우르는 기운은 3.1운동의 기운입니다. 남녀노소가 서로 모시고 살리며 어울려 사는 대동의 기운입니다. 나와 네가 우리로 거듭나서, 하늘이 덮어주는 은혜와 땅이 실어주는 은덕에 보답하는 기운입니다.
현숙하신 천도교인 여러분!
3.1운동 제100주년의 새봄입니다! 수운 대신사께서 춘삼월 호시절에 또 다시 만나볼까! 하신 그 봄입니다. 해월신사께서 마음이 화하고 기운이 화하니 온몸이 화하고, 봄이 돌아오고 꽃이 피니 온 세상이 봄이로구나 하신 그 봄입니다. 의암성사께서 저 나무의 세 가지 꽃이여 봄이 낳은 덕이요, 사람이 만든 공이로구나 하신 그 봄입니다. 마음을 화하게 하고 기운을 화하게 하여 새봄을 맞이합시다.
다시 3.1운동 100주년을 향한 출발의 새봄입니다. 신천지가 눈앞에 펼쳐지던 그 봄, 위력의 시대를 보내고 도의의 시대를 맞이하던 그 봄, 인도적 정신이 신문명 새 역사의 길을 비추던 그 봄입니다. 만세 함성으로 불러일으킨 새봄이 이 세상 만물의 부활을 재촉하던, 가고 다시 돌아오지 아니함이 없는 그 봄입니다.
앉았던 자리에서 다시 일어납시다! 내가 모신 한울님이 우리에게 감응합니다.
스승님의 가르침이 우리를 인도합니다. 팔천만 동포가 우리와 함께하고 팔십억 인류가 우리를 뒤따릅니다. 천지의 기운이 우리를 격려하며 억천만 조령이 우리를 음우하여, 만물이 다시 새롭게 화생하고 만사가 뜻과 같이 이루어집니다.
세상 사람들이여, 함께합시다!
3.1운동의 그날처럼 너나없이 하나 되어, 동귀일체의 개벽세상으로 나아갑시다! 새 봄을 노래하는 풍류, 새 문명을 예감하는 예지, 새 세계를 지향하는 기상이 어우러진 오늘입니다. 오늘은 3.1운동 100주년, 새 하늘 새 땅에 사람과 만물이 다시 새로워지는 날입니다.
감사합니다.
포덕 160(2019)년 3월 1일
천도교 교령 이 정희 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