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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걸음 Jun 16. 2021

다시개벽 제3호 북트레일러

계간 다시개벽 제3호 북트레일러



<<다시개벽>> 여름호(제3호)는 ‘지구학’이라는 화두로, “괴물이 된 지구, 괴물이 될 인간”을 주제로 인간과 비인간의 위계 서열을 무너뜨리며 지구적 위기의 대안적인 삶의 지평을 모색한다. <다시개벽>은 겨울-봄-여름-가을의 계절별로 각각의 고유한 주제를 지향한다. 봄호(제1호)는 “한국 자생적 사유의 발굴”을 핵심 과제로 삼았고, 겨울호(제2호)는 ‘영혼의 탈식민지화’를 지향하며 “형상 없는 흔적, 흔적 없는 형상”을 주제로 서구 지향적 사유의 한계를 지적하였다. 


‘괴물-지구’란 우선 “지구와 인간의 공동 역사가, 그러니까 지구가 일방적으로 인간을 덮치는 것도 아니고 인간이 일방적으로 지구를 착취하는 것도 아니라, 지구와 인간이 스스로의 존재를 위해 하는 일들이 서로의 존재를 변형시키는 역사”에 관한 상상력에 대한 예고한다. 


‘괴물-인간’이란 그러한 ‘괴물-지구’에서 “지금의 인간은 아무에게도 살을 내어주지 않는다. 한 방향만을 볼 수 있는 인간은 자연의 질서가 수직적 먹이사슬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아무에게도 먹히지 않는 인간은 자신에게 먹히는 비인간 존재들이 자신과 전혀 다른 존재라고 믿고 있다. 그럼으로써 지구 - 그리고 지구 안의 비인간 존재들 - 와 인간이 그물처럼 엮어 온 역사는 유일한 주체적 행위자로서의 인간이 수동자로서의 환경 - 여기에는 주체로 취급되지 않는 인간도 포함된다 - 을 다루는 일방적이고 이분법적인 역사로 오해되어 왔다.” 


이것은 한마디로 인간이 비인간과 합체 속에서 존재하며, 지금도 그 합체의 영역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는 것, 더불어 지구 전체와의 합체물(合體物=怪物)이 곧 인간이라는 것을 망각한 삶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러한 ‘괴물성-망각’의 결과가 오늘날 우리가 목격하고 또 내던져진, ‘위험시대에 내몰린 지구’ ‘양극화로 찢겨지는 사회’ ‘팬데믹의 소용돌이에 허우적대는 인류’라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 주목하는 동안, 지구 곳곳에서 S.O.S 신호처럼 발신되기 시작한, 인간의 괴물성, 다시 말해 인간은 비인간 존재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라는 자각의 신호들에 응답하기 위하여 이번호의 기획이 시작되었다. 


(1) 오세란은 “인간중심주의란 성인중심주의이다”라는 선언적 명제로 ‘동심천사, 중2병환자’로 취급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실은 ‘자연 또는 환상과 교감하며 변신하는 건강한 괴물적 존재’임을 말한다. 

(2) 최석현은 2000년 이후 대두된 인류세 논의에 주목하여 브뤼노 라투르의 가이아 지구론과 객체지향 정치를 참고하면서 공간으로서의 세계를 논의한다. 

(3) 김서형은 지구 차원에서 역사를 말하는 ‘지구사’ 개념을 따라가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전염병과 인간이 어떻게 공진화해 왔는지를 논의한다. 

(4) 신혜린은 “횡적 전멸, 종적 절멸, 개체적 소멸로 향하는 인류세의 우울한 결말을 향해 가는 인간에게 반성을 넘어선 자기 파괴와 변신을 기대한다. 

(5) 김동민은 지난 호에 이어 인문학의 문화와 자연과학의 문화 사이의 단절을 둘러싼 담론을 소개한다. 

(6) 김선오, 김경후의 시와 김은정의 드라마 비평이 ‘다시 그리다’ 꼭지를 채워 준다. 

(7) 이번호부터 다시 시작하는 ‘다시 열다’는 새로운 세대를 위한 공간이다. 바론 문재훈은 ‘세월호 세대’이자 ‘코로나 세대’로서 10-20대 초반 세대가 급변의 시대에 무엇이 영원히 옳은 일인지를 묻고 스스로 답을 찾아 나가는 과정을 글로 완성하였다. 

(8) 임예슬, 이아람은 서로 다른 결로서 로지 브라이도티의 <변신: 되기의 유물론을 향해>(김은주 옮김, 꿈꾼문고)에 대한 서평을 담아냈다. 

(9) 끝으로 ‘다시개벽’의 눈으로 다시 읽는 근대의 텍스트들(연재)로 지난호에 이어 최한기의 <지구전요> 일부분(김봉곤 변역)과 1920년대의 �개벽� 잡지 기사 번역(박은미)를 수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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