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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소하 Jun 05. 2018

HRD 직무의 역할: 일의 의미에 대한 생각

- 7년차 HRDer의 HRD(인재개발) 직무 이야기 #.2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는 동안에도 놓치지 않고 추구해야할 이상향은?


HRD, 사람을 키워 조직의 성과와 성장에 기여한다


  HRD 직무에 대한 이야기 두 번째는 '조직에서 HRD 직무가 하는 역할'에 대해 써보고자 합니다. 사실 직무 이름을 보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죠.


  HRD, Human Resource Development. 한글로 풀면 '인적자원개발'입니다. 즉, 조직을 이루는 구성요소 중 사람의 역량을 개발하는 일이죠. 기업은 학교가 아닌데 왜 사람의 능력을 끌어 올리려 할까요? 앞선 포스팅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성과' 그리고 '성장'을 위해서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HRD 직무의 역할을 위 이미지 한 장에 정리해봤습니다. 저는 HRD 업무의 역할은 '조직의 성과와 성장에 기여'하는 일이라고 봅니다. 이를 위해 사람을 키우고 조직을 키우는 일을 뒷받침합니다. 집합교육, 이러닝, 육성 제도 기획 등은 HRD 그 자체라기보다 이 역할을 다 하기 위한 실행 활동입니다.


  HRD 직무의 역할 소개는 끝났습니다. 이후 문단부터는 이 역할을 왜 기억해야 하는가에 대한 제 의견을 적어보려 합니다. 본격! 여담이 더 긴 글이 되겠습니다.



The Impossible Dream & Why


  '조직의 성과와 성장에 기여하기 위해 사람을 키운다' 멋지고 이상적인 지향점이죠? HRD에 대한 열정이 불타 오르는 취업 준비생 시절~신입사원 시절에 오히려 이런 HRD 직무의 역할에 대해 더 명확히 이야기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막상 현업에서 일에 치이고, 반복되는 일상에 젖다 보면 금세 잊게 되니까요. HRD 직무는 대표적인 코스트 센터 직무 중 하나입니다. 쉽게 말해 돈 쓰는 일입니다. 따라서 영업, 생산 등 기업이 이익을 내는데 직접적인 역할을 하는 직무(프로핏 센터)에 비해 파워가 약합니다. 


  그러다 보니 HRD 직무가 기획하고 하는 활동이 '그냥 좋은 것' 이상의 가치를 제공해주지 않으면 소위 말하는 끗발을 갖기 어렵습니다. 기껏 준비한 교육에 하루 전 날, 아니 당일 불참자가 생기기도 하고요. 몸은 교육장에 와 있는데 나가서 전화 받는 시간이 더 긴 교육생 때문에 속앓이를 하기도 합니다.


  나름 오래 전부터 준비하며 교육 기획을 하고, 유능한 강사님을 모시고, 교육 커리큘럼과 교구를 설계했지만 '교육은 쉬러 온 것이다'는 말을 들을 때도 있죠. 연간 교육 제도에 구속력이 없는 경우 '현업이 바쁘다'는 이유로 참여가 저조하거나 요식행위로 그칠 때도 있습니다.


  어떤 직무든 마찬가지이겠지만 HRD 일은 단독으로 존재할 수 없습니다. 참여하는 구성원이 있어야 하고 유관부서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영 협조를 받지 못하고, 내가 하는 일이 그냥 이벤트에 불과 하다 느껴지는 순간이 오면 맥이 빠질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HRD 업무의 성과는 바로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현업의 애로사항과 그로 인한 낙담이 내가 하는 일의 역할 인식 위에 반복적으로 덧칠되다 보면 '프로 HRDer'에서 '그냥 직장인A'가 되어 버립니다. 현실에서 좀체 작동하지 않는 것 같은 '일의 역할'...그렇다면 이건 아무 의미 없고, 기억할 필요 없는 것일까요?


그 꿈, 이룰 수 없어도
싸울, 이길 수 없어도
슬픔, 견딜 수 없다 해도
길은 험하고 험해도

정의를 위해 싸우리라
사랑을 믿고 따르리라
잡을 수 없는 별일지라도
힘껏 팔을 뻗으리라

이게 나의 가는 길이오
희망조차 없고 또 멀지라도
멈추지 않고, 돌아보지 않고
오직 나에게 주어진
이 길을 따르리라

- The Impossible Dream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중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에 나오는 The Impossible Dream(이룰 수 없는 꿈)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뮤지컬 넘버 가사 중 일부입니다. 뮤지컬의 주인공 돈키호테는 노래 합니다. 


"잡을 수 없는 별일지라도 힘껏 팔을 뻗으리라!"


  일을 하다 보면 내 마음 같이 풀릴 때보다 내 맘 같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일의 정수를 맛보려면 켜켜이 쌓인 현실의 애로사항을 닦고 닦고 닦아야 비로소 닿을 때가 태반이죠. 이렇게 하더라도 내 의지와 상관 없이 어려움만을 겪는 경우도 많고요.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하는 일의 역할, 목적. 즉 Why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잡을 수 없는 별을 향해  팔을 뻗기 위해서요. 그게 HRD의 역할이라는 몇 문단이면 금세 끝날 포스팅을 쓰기 시작한 이유입니다.



HRD는 뿌리 직무다


기업을 나무에 비유해 생각해 볼까요? 건강한 나무의 튼튼한 몸통과 쭉 뻗은 가지는 매해 달달한 과실을 농부에게 선사합니다. 


  그런데 나무가 이러한 생명을 유지하고 풍성한 결실을 만들어내려면 단단하고 깊이 있는 뿌리를 내려야 합니다. 윤기 도는 껍질, 유려히 쭉 뻗은 가지, 계절에 따라 익어가는 과실은 흙 밑에서 끊임없이 조용하게 일하는 뿌리의 묵묵함과 협업한 결과입니다.


  저는 HRD 직무를 포함한 스태프 직무들은 기업의 뿌리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관리 부서들이 나무를 굳건히 유지하는데 기여한다면, HRD는 나무의 키가 커지고 더 단 과실이 맺히도록 하는 성장에 기여한다고 봅니다. 하루 아침에 웃자라는 나무 없듯, 뿌리의 노동은 그 결과를 바로 볼 수 없을 뿐이죠.



HRD, 조직의 성과를 위한 사다리를 세워라


  높은 곳에 닿기 위해 우리는 사다리를 만듭니다. 사다리는 두 다리와 그것을 잇는 여러 계단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HRD는 조직의 성과와 성장이라는 중요한 목표에 닿도록 돕는 일이라 했죠?


  저는 사람과 조직 그 자체, 이 두 요소가 각각 사다리를 이루는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역할에 충실한 HRD는 조직 구성원 개인의 성장에 기여하는 활동과 조직 자체의 발전을 위한 활동을 두루 챙겨야 합니다. 동시에 이 둘을 어떻게 연결해야 할지 일을 하며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고요.


  살아 있는 조직에 필요 없는 직무는 없습니다. 다 나름의 존재 이유와 역할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업에서 부대끼다 보면 잊거나 신뢰할 수 없게 될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제 일의 역할이 무엇인지 종종 상기해보고 그 별을 향해 손을 뻗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 하나가 모든 것을 바꿀 수 없지만, 나도 하지 않으면 바뀌는 것은 없으니까요.


  역할은 이상에 불변으로 있고 일의 가치는 현장에서 시시각각 변하며 존재합니다. 일의 정수를 실현하는 노력은 내게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자신의 일의 역할과 존재 목적을 아는 것은 손을 뻗을 방향을 알기 위함이라 봅니다. 여러분의 별은 어디에 있나요? 


[ 이미지 출처 ]

본 브런치에 쓰인 이미지는 직접 촬영/제작하거나 저작권 프리 이미지 사이트(unsplash) 등에서 다운받아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진 1(Why): Photo by Ken Treloar on Unsplash

사진 2(나무): Photo by GEORGE ALEXANDRU NOVAC on Unsplash

사진 3(사다리): Photo by Samuel Zeller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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