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소하 Jun 18. 2018

HRD의 세 플레이어, 어떻게 협업할까?

- 7년차 HRDer의 HRD(인재개발) 직무 이야기 #.7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플레이어 간 긴밀한 협업과 시너지가 성과를 만든다.

HRD 플레이어 간 협업 예시

  하나의 집합 교육을 운영하는 사례를 통해 이 세 플레어가 어떻게 협업하게 되는지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제가 우리 회사의 승진자 교육을 준비하게 됐다고 가정해봅시다.

(1) HRD 담당자
  자사의 교육 체계, 역량 모델, 승진자에게 요구되는 역할, 현재 조직의 당면 과제나 이슈 등을 고려해 학습 목표를 잡습니다. 그리고 승진자들에게 전달해야 하는 메시지와 지식, 스킬이 무엇인지 스케치합니다. 이를 통해 개략적인 커리큘럼을 짭니다.

  이를 토대로 교육 니즈를 정리하고 HRD 컨설턴트(교육업체)에 제안서를 요청합니다. 필요에 따라 제안서 수령 사전 사후로 미팅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이때 컨택하는 HRD 컨설팅 펌은 HRD 담당자가 평소 알아둔 업체이거나 기존에 프로젝트를 진행했거나, 또는 종종 영업 미팅을 통해 관계를 맺어놓은 곳이 됩니다.

  교육 일정, 시간, 장소, 숙소, 학습자 이동 방안을 짜는 것도 HRD 담당자가 진행합니다. 교육 진행에 필요한 특수 교구가 아닌 일반 문구류와 다과 준비도 하고, 회식을 운영할 때 장소 섭외 또한 합니다. 

  HRD 컨설팅 펌에서 제안서가 오면 이 중 함께 일을 진행할 업체를 선택하고 연락을 주고 받으며 교육 내용을 구체화합니다. 교육의 아웃풋 이미지와 니즈를 가장 잘 아는 것은 HRD 담당자이므로 이에 대한 생각 정리를 잘 해둬야 합니다. 요청이 명확해야 HRD 컨설턴트 분들의 아웃풋도 좋더군요.

  교육 실행과 결과와 관련한 보고서를 만들어 보고하고 승인 받고 문서 처리를 하는 일도 HRD 담당자가 합니다. 그 외에 교육 비용을 정리하여 정산 처리까지도 하고요.


(2) HRD 컨설턴트
  HRD 담당자로부터 제안 의뢰가 들어옵니다. 미팅, 통화, 메일을 통해 교육 니즈를 보다 명확히 파악합니다. 이를 토대로 자사가 보유한 교육 프로그램과 협력 강사(딜리버)를 매칭하고 견적서를 작성해 제안서를 만듭니다. 보다 구체적인 업무 진행과 매출은 제안 단계를 넘어가야 발생합니다. 

  제안과 협의 단계의 업무량과 깊이는 요청 회사의 이슈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신입사원 교육, 승진자 교육처럼 매년 의례적으로 진행되는 교육인 경우 프로그램 제안과 강사 소싱 정도에서 끝납니다.

  그런데 클라이언트 조직이 특정한 이슈를 가지고 있거나, 새로이 교육 제도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경우에는 업무 상 컨설팅의 비중이 더 높아집니다. 보유하고 있는 전문 지식과 다양한 산업, 기업의 경험을 활용해야 하는 '문제해결 전문가'의 역할이 커지는 것입니다.

  제출한 제안서가 채택이 되고 업무 진행이 결정되면 보다 실무적인 일이 진행됩니다. 업무의 범위와 내용은 제안서에 기초하지만 실제 진행 과정에서 다소 달라지기도 합니다. 

  특별한 이슈가 없이 매해 진행되는 본 승진자 교육 의뢰 사례에서 보면 고객사가 요청한 '코칭 리더십' 프로그램에 대한 이슈 청취를 통해 교육 제안 포인트를 잡습니다.

  코칭 리더십을 베이스로 하되 사내 코치 양성 수준은 아니라는 점에 착안해 교육 내용이 코칭 일변도로 흐르지 않도록 기획해봅니다. 그리고 현업 팀장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코칭에도 조예가 깊은 강사를 매칭합니다. 이 과정에서 후보 강사 풀의 일정과 교육비를 확인합니다.

  그리고 제안서가 채택되면 강사에게 교육 니즈를 전달하고, 강의교안을 받아 전달하거나 교구를 준비하는 등의 제반 활동을 합니다. 그 밖에 고객사가 요청한 사항들 중 수용한 내용들이 실제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도 합니다. 고객사의 경우 자잘한 행정까지 일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교육이 끝나면 HRD 담당자를 통해 교육 만족도를 확인합니다. 그리고 견적에 준하여 교육비를 청구합니다. 교육비 수령까지도 확인하고, 교육비 중 일부를 약정에 따라 강사에게 전달하는 일도 합니다.


(3) 딜리버
  모 회사의 교육 의뢰를 협력하는 HRD 컨설팅 펌을 통해 받습니다. 기업에 따라 직접 컨택을 해오는 경우도 있는데 이번 케이스는 HRD 컨설팅 펌이 에이전시 역할을 합니다. 

  컨설팅 펌의 영업 대표와 기획자를 통해 고객사의 교육 의뢰 내용과 기타 요청사항을 듣습니다. 그리고 보유하고 있는 교육안을 커스터마이징 합니다(안 하시는 분도 많습니다). 원활한 교육을 위해 고객사의 정보를 미리 찾아보고, 필요에 따라 추가적인 자료를 요청하기도 합니다.

  이번 교육은 교안을 고객사에서 직접 인쇄한다 하여 교안을 교육 1주일 전에 미리 작업하여 송부합니다. 이후 실제 교육 직전까지 교육안을 손봅니다. 물론 타 회사의 교육들 때문에 바쁘거나 크게 손 댈 곳이 없다면 기존 자료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약속한 교육 당일 시간에 맞춰 교육장에 갑니다. 교육장의 환경와 기자재를 확인하고 정해진 시간 동안 콘텐츠를 전달합니다. 


HRD의 성과는 플레이어 간의 시너지에서 나온다

  HRD 업무가 교육만 있는 것은 아니므로 위 예시는 일부에 불과합니다. 그냥 위와 같이 하나의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세 플레이어의 긴밀한 협업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는 정도로 봐주시면 되겠습니다.

  앞서 말했듯 이 구분은 명확하진 않습니다. 콘텐츠 전달자는 전달만 하고 HRD 컨설턴트는 컨설팅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하지만 단위가 큰 업무일수록 한 사람이 모든 것을 할 수는 없습니다.

  HRD 담당자인 제가 강의를 할 수 있더라도 보다 뛰어난 전문가가 있고, 그 분이 기획하는 교육과정이 효과적으로 작동하는데 적합하다면 당연히 의뢰해야 합니다. 그것이 제 고객(조직과 내부 구성원)을 위한 길이니까요. 

  일을 할 때 협업은 피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각 플레이어는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며 동시에 프로젝트의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긴밀히 협조해 시너지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여기까지 해서 맡고 있는 업무 특성을 기반으로 나뉘는 HRD 영역의 주요 직무와 직업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HRD 업무의 다양한 스펙트럼과 플레이어들의 역할이 조금 구분되시나요? 여러분은 어떤 일을 하시거나 관심을 두고 계신가요? 


[ 이미지 출처 ]
본 포스팅에 쓰인 이미지는 직접 촬영/제작하거나 저작권 프리 이미지 사이트(unsplash) 등에서 다운받아 사용하고 있습니다.
- 사진 : Photo by rawpixel.com 

매거진의 이전글 콘텐츠 전달자, 딜리버(강사, 코치, 퍼실리테이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