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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d Oct 12. 2019

되려니까 참 되다 되어.

♪Motte - 깊은 잠

꿈은 허공을 달리고
현실도 그 속을 달리고 싶은가 봐
어쩌지 어쩌지 어쩌지



♪Motte - 깊은 잠


현관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오면서 나도 모르게, "아이 참 되다 되어."라는 소리가 새어 나왔다. 그러고 보니 이 '되다'라는 표현이 표준어인지는 모르겠는데 입으로 발음을 할 때는 '되 와 대' 사이 즈음의 발음인 것 같다. 혹시나 해서 설명하자면 '힘들다, 피곤하다.' 따위의 표현이다. 이런 일반적인 표현으로 지금의 나를 표현하기엔 조금 모자란 기분이다. 






오늘 나에 대해서 누군가의 입을 통해 들었던 것을 옮겨보면, 남에게 나를 잘 드러내지 않고,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 이미 내가 정한 마음이 있기 때문에 그 말을 잘 듣지 않는 성향이라고 한다. 아마, 아는 사람이 그렇게 이야기했다면 조금 서운할 법도 할만한 이야기였지만, 오늘 보고 안 볼 사람에게 들었던 이야기라 그러려거니 했다. 그래도 "한국의 아버지 같은 거예요."라는 말은 좀 심했지. 그래도 아버지는 존경한다. 그래도. 






뭐, 이야기가 틀린 건 아니었다. 

속에 담아놓는 이야기들이지만, 나도 꿈을 꾸는 것들이 있고, 이런저런 소망들이 있다. 뭐 거창한 것들은 아니고, 단지 '답게' 살고픈 마음이니, 사실 누군가에게 터놓고 이야기할 법도 한데, 입이 멈칫해지기도 하고 막상 이야기할 사람도 없다. "맘을 터놓고 이야기할 사람 있으세요?"라는 질문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아뇨."라고 대답했었다. 이 대화의 마지막 즈음, "거울을 보고, 스스로에게 대화를 하며 자신을 칭찬해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그러면 지금의 이 상황들이 나아질 거라고. 






거울을 보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지마는, 나에게 있어선 이 텍스트만큼 딱 맞는 거울도 없으니 칭찬까지는 아직 무리고, 솔직한 기분을 글로 다시 표현해보았다. 되다 되어. 칭찬은 조금 천천히 하자. 이렇게 살다 보니 누워서도 계속 꿈과 현실 사이의 선잠을 잔다. 모기를 두 마리 정도 잡았다. 왜 아직도 모기가. 오늘은 조금 맘 편히 잘 수 있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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