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지만 내가 하고싶은 것 하면서 살기
그렇게 운동하고 싶다고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출근 준비를 바로 해야 해.
그러다 보니 뭘 할 수가 없어. 허겁지겁 하루가 시작되는 거야.
그래서 늦잠이 안 자고 싶어.
응, 밤에 아이 책 읽어주고 잠을 재우고 나면 휴대폰을 봐.
유튜브 쇼츠나 인스타 릴스, 카카오 페이지 무료 웹소설을 달리다 보면 나도 모르게 시간이 흘러 정신 차리면 새벽 2시-3시네.
늦게 잠을 자니 늦게 일어날 수밖에 없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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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손이가.
난 휴대폰 중독인 걸까. 그냥 보고 싶어.
아무 연락이 오지 않는 카톡을 5분에 한 번씩은 꼭 열어보고, 카카오 페이지를 열어서 재밌는 웹소설 없나 어슬렁거리며 새로운 걸 찾고, 인스타 릴스, 유튜브 쇼츠를 켜서 보다 보면 여러 알고리즘을 타고 끊임없이 보여주니 계속 보게 되네.
거기다 웹소설은 봐도 봐도 끝이 없어.
재밌는 작품을 하나 발견하고 완결까지 보고 나면 또 다른 재밌는 작품을 발견하게 되니까 말이야.
그래도 좀 나아졌다면 장르가 로맨스 판타지, 무협물로 바뀌었다는 것?
다음날 아침이면 피곤하지.
하지만 지각은 할 수 없기에 정신 차리고 얼른 챙겨서 아이 손을 잡고 등원 후 출근길 지하철에 탑승하지.
요즘은 코칭 연습을 하느라 지하철에서 잠을 자진 않지만 보통 때라면 그냥 기절해서 목적지 역까지 목을 꺾어가며 잠 자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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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하다는 생각을 해.
이렇게 지낸다고 돈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시간을 허비하는 내가 바보 같아.
근데 바뀌고자 생각만 할 뿐 행동하지 않으니 여전히 변하는 건 없어.
이상과 현실의 내 모습에 사이에서 생긴 괴리감으로자책하고 스트레스를 받아.
아침에 일어나서 30분 정도 내 시간을 가지고 아이랑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 놀다가 등원하고 나는 출근하고 싶어.
이사 오기 전에는 그래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멍 때리거나 책을 읽거나 휴대폰을 좀 하다가 아이가 일어나면 윙크 오늘의 학습을 하거나, 윙크 학습지를 하고 해낼 것을 다한 아이에게 패드를 보여주고 난 출근 준비를 했는데.
지금은 일찍 일어나지를 못하니 눈뜨자마자 아이를 채근해서 등원 준비 시키고 집을 나서는 게 싫어.
둘 다인데 나는 아이랑 아침에 뭔가 함께하는 시간이 없어진 게 더 싫은 것 같아.
아, 그런가? 그런가 봐. 그런 것 같아.
늦잠 자는 게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이야기하고 보니 나는 늦잠 자는 것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아이랑 무언가를 함께 하는 시간이 더 중요했어서 늦잠 자는 게 싫었나 봐.
나는 되게 올빼미야, 밤늦게까지 뭔가를 하고 아침에 늦게 일어나서 학생 땐 학교 지각을 밥 먹듯이 하고, 직장인이 되고는 지각하면 안 되니 마지막의 마지막에 맞춰서 1,2분 차이로 지각하는 그런 아이.
그런데 아이를 키우면서 뭔가를 하려면 밤에 하는 게 힘들더라고, 그리고 아이의 생활에도 좋지 않고.
그러다 보니 아침 시간을 활용하게 된 것 같아. 올빼미가 아침형 인간이 된 거지.
왜 아침형 인간이 되었나 생각해 보면, 아이에게 좋은 습관을 주고 싶어서 인 것 같아.
좋은 습관은 살면서 아이에게 큰 자산이 될 거라고 생각해.
지금은 멋모르고 따라 하지만, 나중에 몸에 익어서 아이도 나도 서로 자신의 것을 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나처럼 눈뜨고 급하게 학교를 가는 게 아니라, 아침에 일어나서 이것저것 하면서 내 시간을 보내고 맑은 정신으로 학교를 가는 습관. 이런 좋은 습관일 아이에게 심어주고 싶어서 나도 아침형 인간이 되고자 노력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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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안 그러면 못할 것 같아. 내 친구들이 이 이야기를 들으면 놀라지 않을까.
미리 시간 맞춰서 나가려고 움직이고, 일찍 일어나서 아침에 무언가를 하고 하려는 걸 보면 말이야.
그러네, 말하고 보니 아이가 정말 나를 많이 바꿔줬네. 지금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말이야.
저녁에 휴대폰을 안 봐야 할 것 같아. 아이를 재우러 들어갈 때 휴대폰을 안 들고 가야지.
아이 옆에서 폰 하는 모습을 안 보이려고 거실에 휴대폰 보관 상자까지 만들었는데 안방에 시계가 없어서 시계를 봐야 한다는 핑계로 폰을 늘 가지고 들어가.
이 행동이 아이를 재우고 휴대폰에 빠지게 만드는 것 같아.
눈에 보이면 만지고 싶고 만지다 보면 허송세월 폰만 보는 거지. 그러니 안 가지고 가야겠어.
말하다 보니 안방에 시계가 없는 것도 문제인 것 같아.
아침에 일어났는데 시계가 없으니 몇 시인지 알 수가 없어서 그냥 다시 자고 너무 밝아서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깨면 옷 입고 나가야 할 시간이거든.
얼른 시계를 사서 안방에 둬야겠어.
우선은 휴대폰 먼저 멀리해야 할 것 같아.
그리고 빠른 시일내로 시계를 사야지.
(시계는 이전에 인스타에서 눈여겨 봐둔 것을 찾아 가격 비교를 했는데 타 사이트는 44,000원~56,000원까지도 하길래 2월 중 공구 가격(3만 원대)이 나을 것 같아서 공구를 기다려야지 했는데 하늘이 도운 걸까.
지인의 도움으로 3만 원 후반에 구입할 수 있었다.
공구 가격도 3만 원대라고 했으니 3만 원 중후반 가격대로 풀릴 것 같아서 기다리는 시간과 노력을 생각하면 과감히 3만 원 후반에 구입하는 게 나쁘지 않은 가격이라 생각해서 지인의 도움을 받아 오늘 바로 구입했다.)
응. 늦잠이라는 것에 가려져 있던 내가 진짜 원하던 것을 발견했어.
오늘 대화는 늦잠 자는 게 싫다는 이야기로 시작했는데 이야기를 하다 보니 그 마음 아래에는 아침에 아이랑 함께 하는 시간이 없어져서 아이에게 좋은 습관을 형성해 주지 못하는 것 같아서 걱정하는 마음과 싫은 마음이 있었다는 거야.
내가 왜 저녁시간에 폰을 멀리하고, 빨리 잠자기를 선택해야 하는지 명확한 이유를 발견한 거지.
늘 생각하던 건데 이렇게 이야기가 연결되니 답답하던 게 사라지고 속이 시원해지네.
오늘 저녁부터는 과감하게 자야겠어.
폰 보고 싶은 마음도 내려놓고 아침에 낮 시간에 보지 뭐 하고 밤엔 무조건 자는 걸로.
차라리 새벽에 일어나서 폰을 하자! 하는 마음으로 자야지.
6시에 기상. 기상 후 차 한잔 마시고 스트레칭 및 코어운동
6시 30분 아이가 일어나면 같이 이야기도 하고 학습지 하기
7시 20분 등원 및 출근 준비
7시 40분 집에서 나가기
과연 나는 저녁에 폰을 사용하지 않고 일찍 잠들기를 지킬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