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하고픈 한 해
한 해를 돌아보기 좋은 시기이다. 돌아보는 이유는 무엇인가? 반성을 위해? 더 나은 새해를 위해? 노노. 그저 재미로 돌아보는 것이다. 이런 글이 시간 지나서 보면 재미있거든.
올해의 이벤트: 코로나 감염, 12년 다닌 회사를 퇴사, 스타트업 입사
3월에 코로나에 걸렸다. 후유증에서 회복된 6월에는 12년 다닌 회사를 퇴사했다. 그리고 한 달 후 7월에 스타트업에 입사를 했다. 다사다난이라는 말로는 표현하기 힘들 만큼 변화가 큰 한 해였다.
올해의 미드: 베러콜 사울
미드 브레이킹 배드의 스핀오프 작품인데 브레이킹 배드를 그럭저럭 봤다면 베러콜 사울은 푹 빠져서 봤다. 형을 뛰어넘는 미친 아우다.
올해의 영화: 탑건
극장에서 본 영화 중 단연 최고였다. 보다가 눈물도 찔끔 났다. 갱년기인가?
올해의 잘한 일: 중소기업 퇴사, 스타트업 입사
중소기업을 퇴사한 건 잘한 일이다. 더 이상 성장을 기대할 수 없었고 회사를 바꿔보려고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봤지만 아무것도 바꿀 수 없었다. 일개미 한 마리가 바꿀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더라. 오래전부터 선망해오던 스타트업씬에 진입한 것도 잘한 일이다. 스타트업은 처음이고 할 일은 많지만 다양한 일을 해야 한다는 점이 적성에 맞는다.
올해의 실패: 책 120권 읽기
작년에는 100권의 책을 읽었다. 호기롭게 올해 목표를 120권 읽기로 잡았는데 70권에서 끝났다. 120권이면 한 달에 10권, 일주일에 2.5권씩 읽어야 하는데... 내년 목표는 다시 100권으로 하향 조정.
올해의 책: 마이클 코넬리의 해리 보슈 시리즈
올해는 특별히 인상 깊었던 책이 없다. 그래도 뽑으라면 스릴러 전문 작가 마이클 코넬리의 해리 보슈 시리즈 정도. 국내에도 번역본이 여러 권 있는데 거의 다 읽었다. 형사물이고 해리 보슈라는 캐릭터가 매력적인 작품이다. 1992년부터 시리즈가 출간되었는데, 문제는 현재에 가까운 작품일 수록 작가의 필력이 다 했음을 느끼게 해 준다.
올해의 마스터: 인라인
작년 12월에 인라인을 타다가 다리 인대를 다쳤다. 처음 타러 간 날 다침. 다쳤다고 포기할 내가 아니다. 3월부터 인라인 학원을 등록해서 아직까지 다니고 있다. 이제 초급은 지나 중급 정도의 실력은 된다. 미숙한 걸 배우고 연습해서 마스터하는 과정 자체가 즐거움이다.
올해의 승진: 팀장
스타트업에 입사하면서 팀장이 되었다. 팀장은 처음인데 항상 워라밸을 중시하던 내 삶에 책임감도 생기고 아직 팀원은 한 명뿐인데 신입 사원이라 챙기기 바쁘다. 사람 챙기는 AI는 왜 안 나오는 거지?
올해의 목표: 좋은 개발자 되기
좋은 개발자가 되는 게 목표였는데 당연히 달성은 못 했다. 좋은 개발자는 어떤 개발자인데라고 묻는다면 답변할 말은 없지만. 그래도 좋은 개발자가 되기 위해 계속 고민하고 노력하기에 절반은 성공했다 하고 싶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그래서 재미있었다. 내년도 재미있는 한 해를 보내보련다. 40대인 지금,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이건 잘 해낼 거라는 믿음이 생긴다. 새해라고 특별한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마음먹으면 그때부터 시작이다. 환따스띡한 2023년을 위해 지금부터 달리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