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일기

1일차

by 심색필 SSF

연애가 내 일상에 미치는 영향


연애는 안 한 지 5년. 관리와는 거리가 멀어진 몸뚱이. 여자는 만나고 싶지만 시간도 돈도 기회도 많이 사라진 35살의 아저씨.


울적하지만 현재 이것이 나의 현주소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건가 싶기는 하지만 사실 어느 순간부터 부담을 지기가 싫어졌다. 묵직하게 나가는 체중은 생각지 못하고 가벼운 만남만을 선호하게 된 지도 오래다.


“결혼은 언제 해?”
“요즘은 누구 안 만나?”
“연애할 생각은 없어?”


들어오는 질문에 언제나 일관적인 대답만을 뱉어 됐었다.


“상황이 좋아지면 여자를 만나겠지.”


아니. 상황이 좋아진다고 해도 과연 진득하게 만날 수 있을까 싶다. 그저 핑계에 불과한 이야기만을 늘어놓았다. 사실, 여자친구도 만나고 싶고, 연애도 하고 싶고, 결혼도 하고 싶고, 사랑하는 사람을 닮은 아이도 낳고 싶지만 이상하게 ‘책임’이라는 두 글자가 겁이 나기 시작했다. 주변에서 무너져가는 그들을 보며. 뭔가 내 생각과 내 이성과는 다른 현대의 제도들을 보며.


‘가성비의 3년, 약속의 5년, 기적의 8년.’


뭔가 자극적이지만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는 저 멘트를 보며 누군가와의 만남보다 잔인한 이별을 먼저 떠올리며 아픔을 마주하기 싫어서 시도조차 하지 않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 것 같다. 본능에 이끌려 죽음에 이르는 사마귀처럼 살기 싫어서 오히려 스스로가 인간이었다는 사실을 잊고 도태되는 느낌이다.


연애. 사실 내 일상에 미치는 것은 연애라는 느낌보다 그저 본능이라는 자극이 아닐까 싶었다. 육체적인 사랑만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꽃이 피는 봄에도, 태양빛이 내리쬐는 뜨거운 여름에도 각자 저마다의 짝이 있는 그들을 보면서 이유 없이 부럽고, 이유 없이 가슴이 먹먹할 때가 있었다. 누군가를 사랑했다는 이 감정자체가 너무 오래된 느낌이라 가뭄을 너머 사막화가 된 듯한 이 땅에 누군가 비를 내려주었으면 한다.


“올해는 만나야지?”
“그러고 싶은데 뭐... 잘 안되네. 그게.”

“눈을 좀 낮춰.”

“그게 사랑이냐?”


여전히 포기할 수 없는 사랑의 조건에 두근거림이라는 본능이 남아있기에 여전히 홀로를 선택했다. 내가 더 잘나야지 내가 원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매일을 발버둥 치지만 사실 그 과정이 굉장히 고되고 혹독한 것 같다.


“와... 빡세긴 하네...”


온몸이 젖을 정도로 운동을 하고...


“아... 피곤한다.”


조금 더 나은 내일을 위해서 돈이 되지 않음에도 몸을 깎아가며 꿈을 향해 달려 나가지만...


“하아... 그대로네.”


몸무게도, 지갑도 그렇게 나아지지는 않았다. 어쩌면 현실에 안주해 지금에 맞는 옷을 입고, 지금에 맞는 생활을 하며, 지금에 맞는 짝을 찾는 것이 정답일 것 같지만 나는 본능을 따라가기로 했다.


“원래 야생에서 멋진 수컷으로 살아남기란 쉽지 않은 법이지.”


알고 있다. 상황에 맞는, 그릇에 맞는 사랑을 쫓아가는 것이 서로를 얼마나 힘들게 하는 것임을. 아픔을 감내할 자신이 없고, 아픔을 주고 싶지도 않기에 지금은 조금 외로워도 조금은 더 나를 가꾸는 시간을 만들고 싶다. 사랑을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지금의 열망이 끊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닥치고 머리나 잘라.”

“흠... 좋아하는 사람이 자르라고 하면 그때 자를게.”


뭐... 아무튼 그렇다. 열망과 가까운 연애의 감정과 본능에 잠식당한 요즘이다.

1일차 그림 Copilot_2.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