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_하루의 단어
언젠가 기적을 담은 작품을 쓰고 싶다.
어렸을 때부터 많은 소설을 읽었다. 기-승-전-결로 떨어지는 소설은 깔끔했다. 갈등과 사건이 점점 고조되며, 이를 해결하는 결말에서 짜릿한 쾌감을 받았다. 특히 찡한 감동을 준 작품은 지금도 기억이 난다. 기적과도 같은 의지로 결말로 달려가는 주인공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어떤 작품은 이른바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 표현되는, 기적이 일어나 마지막 갈등을 삽시간에 해결하는 것도 있었다. 이럴 땐 맥이 탁 풀렸다. 개연성 없는 기적에 이게 뭐냐며, 마지막을 망쳤다고 투덜거리며.
이런 갑작스러운 기적에 개연성을 부여하는 작품이 있었다. 갑자기 튀어나온 기적이라는 해결 방법만 보면 다른 작품과 똑같다. 다른 부분은 주인공의 의지였다. 간절함. 기적을 바라는 의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처절함 속에서 오열하면서도 좌절하지 않고, 어떻게든 해보려는 그 모습이 바로 개연성이었다. 이 정도로 간절하다면 하늘에서 기적이 떨어져도 납득이 갔다. 오히려 진한 감동이 밀려왔다. 내가 응원하던 주인공이 드디어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리라는 기대감과 함께.
나도 그런 주인공이 되고 싶었다. 어떤 지옥에서도 꺾이지 않고, 슬픔에 잠기어도 앞으로 나아가는 그런 사람. 갑자기 기적이 찾아와도 모두가 인정해 줄 사람이. 기적은 절망을 희망으로 바꿀 때 가장 빛이 난다. 현실에서 죽은 사람을 되살린다 거나 하는 초현실적인 기적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느끼는 현실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현실적인 기적만이 있을 뿐이다. 현실의 절망에 따라, 우리 개인마다 현실적인 기적의 범주는 모두 다를 수 있다.
현실적인 기적보다 누가 봐도 선명한, 초현실적인 기적이 좋았다. 작품 속에서 볼 수 있는 그런 환상이. 앞서 말한 개연성을 가진 초현실적인 기적이 주는 감동을 만들고 싶다. 글을 쓰겠다는 마음을 품은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계속 남아있는 목표다. 모두가 응원하는 주인공, 결말에서 독자의 감정을 뒤흔드는 기적, 그리고 해피 엔딩까지. 언젠가 반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