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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골살이궁리소 Oct 29. 2017

귀농 15년 차 은퇴부부의 '나 다움'

서천 농가 맛집 '다정다반'

박영예(63세)  최영수(67세) 부부는 서울의 한 은행을 명예퇴직 하고 2002년 서천에 정착했다.

부부가 운영하는 농가 맛집 '다정다반'

귀농초기에는 누이동생인 법운 스님을 따라 주로 산야초로 차를 만들었다. 이후로 이들 부부는 집 뒤의 희리산 자락에서 자라는 구절초등의 산야초나 직접 재배한 가시오갈피 등의 약초아내의 음식 솜씨를 살려 된장 고추장 청국장 등을 만들어 친지나 지인들에게 판매하기 시작했다.

음식 재료의 절반 정도는 부부가 직접 농사 지은 것을 사용한다

그러다 본격적으로 소득사업을 시작한 것은 서천군농업기술센터가 지원하는 생활개선 서천군 연합회의 농산물 가공 연구원으로 활동하던 부인 박영예 씨에게 '푸른 농촌 희망 찾기 운동'의 일환으로 소득 사업으로 개발하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게 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장독대는 이 집 음식의 원천이자 부부의 보물창고

부부는 이 사업을 통해 2년 동안의 준비과정을 거쳐 상품 포장 디자인을 시작으로 가공 사업장 (132m²)과 장독대(66m²),  장독대(2,970m²)를 조성하게 되었다.

1인 15,000의 기본 정식. 메뉴는 계절에 따라 바뀐다

이후로 한산모시 맛 자랑 전국 경연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한 수상한 경력과 깔끔한 음식 솜씨를 바탕으로 향토음식을 상품화해서 농촌진흥청으로부터 '농가 맛집' 지정을 받게 되었다.

농촌진흥청으로부터 농가 맛집 지정

부부는 식당을 직업으로 하게 된 이상 그에 걸맞은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농업 비즈니스 과정을 이수하거나 한식 조리 등을 공부하며 철저히 지역농산물을 사용해 맛과 위생과 친절을 기본으로,

 '지역 다움' '나 다움'의 가치를 높여가고 있다
지역에서 생산한 서천 김 그리고 지역브랜드인 서래야 서천 친환경 쌀을 사용해 지어낸 밥

특히 스님이었던 누이의 영향을 받아 오래전부터 사찰음식에 관심 많았던 것이 지금의 음식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한다. 

직접 띄워 낸 생 청국장. 모든 음식에 일체의 화학 조미료는 사용하지 않는 지연음식을 고집한다

암에 걸린 모친이 서울의 대형병원에서 더 이상 현대의학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았었는데 이곳으로 모셔와 17년 동안 생존하시다 3년 전에 85세에 천수를 다하고 돌아가셨다며 비결은 자연밥상을 드셨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이들 부부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화학조미료는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서천 특산물 도토리만을 사용한 도토리 묵

다정다반은 충청남도 로컬푸드 '미더유'에서 지정한 업체로서 매년 엄격한 평가를 받고 있는데 위생이나 재료 공급원들을 포함하여 작년에 별 다섯 개 만점을 받았다고 한다.

충청남도 지역 먹거리 브랜드 미더유 로컬푸드 인증

산골짜기 구석에 자리하고 있어서 운영이 궁금해 물어보았더니, 다녀 간 사람들이 블로그 등에 소개하면서 입소문이 퍼져 일주일에 100여 명의 손님이 찾는다고 한다. 사전 예약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고 손님도 주로 단체가 많은데 기본 메뉴는 15,000원.

직접 키운 방풍나물 절임. 감기와 두통 발한, 거담에 좋다고 한다

손님이 많을 때는 지역 주민들이 와서 도와주고 있으므로 마을 어르신들의 고용창출이나 재료가 되는 지역 농산물의 소비처가 되기도 하므로 주민들과의 관계는 더할 나위 없다고 한다.

씹히는 식감과 간장의 향이 일품인 연근 조림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보다도 더욱 저염 음식을 내는 것인데 현재 정기적인 교육도 받고 있고, 전국 어디든지 그런 것을 배울 수 있으면 달려간다고 한다.

직접 키워 만든 매실 장아찌. 부부가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저염식 음식

 특히 현재 30대 중반인 자식 부부가 언젠가 부모의 가업을 승계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 기술개발이나 기반 투자를 하면서도 아까운 생각이 들지 않고 든든하다고 한다.

설탕이나 조미료 대신 발효액을 사용해 만든 돼지 불고기. 감칠 맛이 일품이다 
마을에서 키운 표고버섯으로 만든 표고 강정
텃밭에서 쉽게 키울 수 있는 가지는 겨울철에는 말린 가지로도 무쳐 낼 수 있어 요긴하다
밭에서 키운 무청을 시래기로 만드는 과정에서 겨울철에 얼렸다 풀렸다를 반복하니 부드러운 시래기 무침이 된다
일품 요리 해물된장 찌개. 서천은 산과 들과 바다가 있어 식재료가 신선하고 풍부하다
잘 말려 살짝 간을 한 박대구이는 이 지역 특산
 배 무우 당근 양파를 일일히 재워  넣은 고추 소박이는 아삭한 식감과 살짝 매콤한 깔끔함이 일품이다  
된장 소스를 얹어 낸 신선한 샐러드는 입맛을 돋구는데 제격 
논이 많은 서천 지역에서 얻어 낸 우렁이 장아찌
잘 가꾸어진 넒은 정원은 방문객 누구나를 그 자리에 주저 앉힐 정도로 포근하다
회색 빛 직선에서 온 도시민들에게 녹색의 곡선은 동심을 유발한다
집 둘레에 심어져 가을을 만끽 시켜 주는 감나무  
식사 후 디저트로 나오는 감도 마당의 감나무에서 자급한다
아침 5시면 일어나 가꾼다는 정원. 시켜서는 못한다. 정원을 가꾸며 자신과 자연과 대화를 하니 노동은 아닌 셈이다
철 마다 종류를 바꾸어가며 흐드러지게 피는 꽃들의 품종은 아내의 취향 우선이다 
일부 조경수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가꾸기도 한다
아무리 뛰어난 예술가도 그려 낼 수 없는 것이 자연의 캔버스
그동안 살아 온 인생의 얽힘과 부서짐이 부부의 행복 밑그림이기도 하다
자연은 우리에게 고요함과 평안함을 준다
오늘로 두 번째 만나는 박영예  최영수 부부. 짧은 시간이었지만 고요함과 평안함이 느껴지는 자연 속에서의 삶이 참 아름답게 느껴졌다.

#주관 : 동아일보사 청년드림센터 / 채널A

#후원 : SK이노베이션 / 은평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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