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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브장 Jun 17. 2018

트루먼쇼, 거짓된 삶을 소비하다

시간이 흘러 이제는 현실이 되어버린 이야기.


트루먼이 사는 세상


트루먼은 거대하게 만들어진 씨헤이븐이라는 스튜디오에서 살고 있다.

30년동안 그곳의 삶이 진짜라고 알고 살아가는 트루먼의 세계는 평화롭다.

하지만 조금씩 자신의 세상을 의심하기 시작하는 트루먼.


1998년에 나온 이 영화는 <트루먼쇼> 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보여준다.

이 프로그램은 24시간 생방송으로 진행되며, 그 안에 나오는 모든 것이 광고다.

심지어 주인공은 방송국에서 입양하여 태어날 때부터 30살이 될때까지도 그곳에 머물러 있다.


트루먼의 삶을 지켜보는 이들..   


작은 국가와 비슷한 규모의 수익과 인력이 소모되는 이 프로그램을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

그중에는 트루먼에게 진실을 알려주려는 이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저 그의 거짓된 삶을 소비하고 있다.



진실을 알아가는 트루먼


트루먼에게만 현실인 이 가상세계는 균열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그리고 트루먼은 조금씩 진실을 알아간다.


자신의 이웃, 아내, 친구... 모든 것이 이상하다.

세상이 나를 속이고,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조금씩 알아간다.

이제 진실을 향한 탈출을 감행한다.

쇼는 끝났습니다.


이 영화의 설정은 미디어를 비판하기 위한 것이지만,

트루먼에게 감정이입을 해보자면 그 절망감은 무엇으로도 보상받을 수 없을 것이다.

나의 가족과 오래된 친구, 모든 것이 거짓된 것임을 알게 된다면 그 기분을 어떨까.


심각하게 대화를 하다말고, 제품을 광고하는 멘트를 하고,

난 너에게만은 거짓말을 하지않는다던 친구의 모든 말들이 거짓말이라면...

그런 삶을 아름답게 지켜볼 수 있을까.


하지만 이 끔찍한 가상세계는 인기리에 소비되고 있다.




트루먼쇼, 이제는 조금 더 가까워진 이야기.


이 영화가 나온 1998년 무렵.

우리에게 <트루먼쇼> 같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라는 것은 생소한 것이었다.


하지만 어느날부터인가.

누군가의 삶을 관찰하고, 만들어진 상황 속에서 행동하는 것을 보여주는 프로그램들이 유행하고 있다.

스타의 가족들이 나오고, 연습생들에게 투표해서 스타를 만들고...

이것이 더욱 극단적으로 흘러간다면 트루먼쇼처럼 될 것이다.


이제 트루먼쇼는 저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도 누군가의 삶을 소비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트루먼쇼를 만든 사람, 크리스토퍼.


트루먼이 스튜디오를 나가기 직전,

이 프로그램을 만든 크리스토퍼가 트루먼에게 말한다.


"이 세상에는 진실이 없지만, 내가 만든 그곳은 다르지.

이 세상에는 거짓과 속임수뿐이지만, 내가 만든 그곳에서 두려울게 없어."


거짓과 속임수 뿐인,

아니 어쩌면 좌절과 절망뿐인 세상에서

거짓된 삶을 소비하는 것이 누군가에게 조금이나 위안이 될지도 모른다.

그의 말처럼 그곳에는 두려워 할게 없으니까.

항상 즐겁고, 행복만 가득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  삶의 뒤에 무엇이 있는지는 아무도 관심이 없다.

우리는 영화 속에 나오는 시청자처럼 그저 채널을 돌리고 또 다른 위안을 찾을 것이다.


-

수없이 소비되고 있는 거짓된 삶과 그 삶으로 위안받는 비참한 현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넨다.


"굿애프터눈, 굿이브닝,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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