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상처는 내게, 아픔은 엄마 가슴에
내가 알고 있는 한, 나의 최초의 흉터는 오른쪽 아랫 눈꺼풀에 있다.
세 살 때 자주 하던 놀이는 세워진 자전거의 페달을 돌리는 것인데, 아마 점점 빠르게 돌아가는 바퀴를 보면서 비탈길을 쌩하고 달리는 자전거와 그 자전거를 타고 있는 나를 상상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짐작한다. 아찔한 만큼 빨라진 자전거는 결국 넘어지고 마는데, 실제로 자전거를 타고 있는 것이 아니어서 정말 다행일지도 모른다. 그 당시 자전거들은 정말 투박하게 생겼는데, 특히나 속도를 줄이는 브레이크는 정말 뾰족했다. 그 쇠 부분이 눈에 얼마나 깊이 박혔는지는 아무도 보지 못했다. 갑자기 자지러지듯 우는 아이의 소리를 듣고 달려온 엄마는 얼마나 놀랬을까. 지금도 한쪽 눈에서 피가 철철 흐르는 모습을 보듯, 이야기할 때마다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흥분을 감추지 못하신다. 병원까지 피 흘리는 아이를 안고서 같이 울며 뛰어가는 엄마를 상상하면 정말 속상하고, 미안해진다.
천만다행으로 눈알을 비켜간 쇠막대는 눈꺼풀 아랫부분을 찢어놨고, 침착한 동네 의사는 한 땀 한 땀 정성 들여 꿰매 주었겠고, 당신은 며칠이나 울었을까 글을 쓰면서 눈물이 난다. ‘삼신 할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를 연신 외치며 마음 졸였을 스물둘의 엄마. 그 나이를 훌쩍 지나고 나니, 소소한 어릴 적 이야기를 엄마의 시선으로 생각하게 된다. 어느새 엄마의 기억이 내 기억이 되고, 나는 잠시 엄마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