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휴 Mar 06. 2022

민주당 VS 국힘당

(양아치 VS 깡패)

안철수가 사퇴했다. 사실 요 며칠간 마음이 심란해 글쓰기는 물론 생활조차 잘 되지 않았다. 그래도 시간이 약인지 며칠 지나니 정신을 붙잡게 되었는데 이 글을 마지막으로 당분간 대선에 관한 글은 쓰지 않으려 한다. 나답지 않게 지나치게 정치인 안철수에 골몰했고 또 시간을 보냈는데 이것은 내게 독이 되기도 약이 되기도 했다. 세간에서 말하듯 나 역시 안철수가 정치쪽에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라는 것에 동의한다. 그는 정치인들 특유의 선동도 못하고 좌중을 휘어잡는 카리스마도 없으며 말을 지나치게 장황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 (강연, 교수직에는 특화된 능력이라고 볼 수 있으나 솔직히 정치인이라기보단 학자에 어울리는 스타일인건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철수 동영상이나 라이브를 보다보면 안철수에게 몰입되는 현상이 일어났다. 특히 옛날 기사나 영상을 보게되면 더 그랬다. 정치인 안철수의 수많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몰입되도록 하는 단 한가지는 바로 진정성이었는데 안철수에게는 다른 정치인들과는 확연히 비교되는 진정성이 있었다. (그도 때때로 필요에 의해 말을 뒤집기 때문에 꼭 정직하다고는 하지 못하겠다. 상황에 따라 달라진 공약들도 있었으나 5년전, 10년전 영상을 봐도 진정성이 있다는 것만큼은 여지없이 드러난다. 그리고 바로 그 진정성이 안철수를 지지하는 버팀목이 된 것이 틀림없다)

혹자는 안철수가 단일화로 정치생명을 연장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다른 정치인들도 단일화를 하면 될 일이다. 하지만 이재명도 허경영에게 단일화를 하자고 하지않고, 윤석열도 안철수를 제외한 다른 후보들에게 단일화를 요청하지 않았다. 10년간 '단일화'를 가지고 울궈먹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안철수의 가치를 말해준다. 사실 안철수 이전에는 '단일화'가 굉장히 어려운 말이었다. 어떤 정치인도 단일화를 하지 않았기에 단일화 요청을 하면서 정중했고, 최선을 다했으며 단일화 상대에게 엄청 예우를 갖췄다. 그런데 안철수가 정치판에 들어와 아무 조건없이 박원순에게 양보를 하자 (당시 박원순은 여론조사로 3-4%정도의 지지율이었으며 안철수는 50%가 넘는 지지율을 보유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그동안 가지고 있던 단일화에 대한 생각이 와장창 깨진 것이다. 그리고 한번 그렇게 단일화가 이루어지는 것을 보자 정치인들은 그 이후 단일화를 엄청 쉽게 생각하며 선거때마다 단일화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안철수가 시작한 무상단일화(?)의 가장 큰 피해자는 현재까지도 안철수 본인이 되고있음은 기정사실이다. 안철수로 인해 시작된 단일화는 결국 정치판의 격을 낮추는데 한 몫을 했고 그 결과는 현재와 같다. 그는 스스로의 행동에 발목을 잡혀 그 이후 어떤 선거를 나가든 단일화 이야기만 듣게 되었고 결국 자신의 소신이었던 다당제의 문을 스스로 닫게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사람들은 안철수의 정치생명이 끝났다고 말하지만 내 생각은 약간 다른데 안철수는 양당에서 후보로 선출되어야지만 단일화의 꼬리표를 떼고 시작할 수 있다고 본다. 안철수는 원래 강자보다는 약자의 편에 서는 스타일로 지금까지의 삶이 그랬기에 정치판에 들어와서도 항상 야당과 궤를 같이했다. 그러다보니 진보쪽에서 시작해 보수쪽으로 움직인 거의 유일무이한 정치인이다. 어떤 정치인도 양당을 바꿔가며 정치를 하지 못했다. (윤석열은 정치인으로써는 아니지만 진보정권에서 선출되었고 보수쪽 대선후보가 되었다는 점에서는 안철수와 비슷한 면이 있다)


윤석열의 능력이 너무 부족하기 때문에 이번 선거는 정권교체의 열망이 50%가 넘는데도 불구하고 이재명과 여론조사가 박빙으로 나오긴 하지만 안철수가 윤석열과 단일화를 했기 때문에 아마 대통령은 윤석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다지 표 차이가 날것으로 보이지는 않음) 지금 가장 긴장하는 정치인은 이재명을 제외하고는 이준석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많은 사람들 역시 선거가 끝나고 나면 국힘으로부터 이준석이 내쳐질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고 나 역시 그들과 비슷한 생각이다. 이준석은 유시민을 연상시키는 정치인인데 나 역시 한때 유시민을 매우 좋아한 적이 있다. (나의 후진안목 2.) 유시민은 현재의 이준석처럼 머리가 좋고 말을 매우 잘했고 지지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렇게 속시원하게 말해주는 정치인이 없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지만 반대진영쪽에서는 싸가지 없게 말하는 것으로 유명한 사람이었다. 유시민이 경기도지사에 출마한 때가 기억난다. 유시민 본인도 자신의 인기에 취해 한번정도는 대권을 꿈꾸기도 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경기도지사에 출마하고 20%의 지지율도 겨우 얻는것을 보며 우리나라 중도층이 언행이 튀는 사람에 대해 얼마나 냉정한 평가를 내리는지 느낄 수 있었다. 그 이후 십몇년이 흘렀으니 요즘 세간의 평가는 다를지도 모르겠다. 이준석은 보수보다는 진보쪽에 어울리는 인물인데 (언행이든 행동이든) 맞지않는 옷을 입고있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주변에 윤석열을 지지하는 보수쪽 분들에게 이준석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보니 하나같이 부정적인 대답이라 향후 이준석의 행보가 궁금하며 그토록 증오해 마지않는 안철수를 당 파트너로 맞이한 이후에는 어찌될지 보는 재미가 있겠다. 민주당에서는 저번 대선 드루킹(댓글조작 및 폭탄)으로 문재인을 당선시키고 재미를 보았으나 결국 그때의 최대 피해자인 안철수가 이번 대선에서는 보수쪽 손을 들어줬고 만일 이재명이 낙선된다면 그 일을 복기하게 될 것이다. 역시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다. 사필귀정.


원래 국힘당은 부자당, 엘리트 집단이었고 민주당은 서민을 대표하는 당이었다. 그러다보니 국힘당은 복지에는 별로 관심없고 성장을 주로 외치는 정당이었고(반노동/친기업) 민주당은 그 반대였다. 그런데 이번 대선을 보라. 둘다 자신들의 정체성을 잃어버린지 오래이며 공약도 한 당에서 낸것마냥 차이가 거의 없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첫번째는 포퓰리즘때문이다. 한번 대선정국을 포퓰리즘이 강타하고 나자 그것은 대세가 되어버렸고 (단일화와 비슷함. 필승 승리공식!) 무상시리즈는 모든 문제를 덮었다. 한번 대세로 자리잡은 것은 어지간해선 바뀌지 않으며 그것을 뒤엎기 위해서는 더욱 강력한 충격요법이 필요한 법이다. 그리고 두번째는 이제 대한민국에 절대 빈곤자가 없다보니 노동조합들 역시 노동자의 인권보다는 정치적 단체로 변모했고 시민단체등 각 단체들 또한 각자의 이익집단으로 변질되어 버렸다. 그러다보니 이념이랄것도 없이 자신들의 이익에 따라 각자도생하며 필요에 따라 지지하는 후보가 바뀌는 이합집산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번째는 조선족의 출몰이다. 우리나라는 단일민족 자부심이 워낙 강하다보니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데 처음에는 우리민족이라 믿었던 조선족이 알고보니 뼛속까지 중국인이라는 사실을 알게되자 싫어하게 된 것. (특히 중국의 국력이 올라가면서 미국과 함께 G2로 불리고 우리나라에 위협적인 존재가 된 이후로는 한층 더하다) 그런데 그런 중국과 민주당이 결탁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사람들이 민주당을 '민주화운동'보다는 '조선족'과 연관시키게 된 것이 요즘 사태인듯. 솔직히 요새 민주당을 보면 하는 짓이 꼭 양아치 집단같은데 앞에서는 잘해주고 뒤에서 뒤통수를 치는 꼴이 꼭 그러하다. 노무현 시절부터 그저 민주화운동을 했었다는 사실만으로 총선에 직행한 무능력자가 대다수라 한때는 국회의원을 그만둔 후 전직 국회의원이 생활고로 힘들다는 믿을 수 없는 뉴스도 나오고 했었다. 어쨌든 우리나라가 성장에서 복지로 방향을 튼뒤 많은 사회적 약자들이 혜택을 입으면서 이제는 생활고로 힘든 분들은 예전에 비해 많이 사라진 건 사실이다. (물론 절대적 빈곤이 없어졌어도 상대적 빈곤과 양극화는 더 극심해지면서 또 다른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있지만) 이제 나라 자체를 성장이냐 복지냐 하는 두개의 잣대로만 판단하기는 힘든 세상이 왔다. 한 분야안에서도 방향이 여러가지고 다양한 전문가가 있는만큼 방향설정을 어떻게 하는가가 국정운영의 큰 아젠다가 된 것이다.

국힘당은 깡패집단같은데 그냥 힘으로 누른다. 뒤통수는 치지 않는다는 면에서 솔직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앞에서 대놓고 무시하므로 양당중 둘 중에 누가 낫냐하는 문제는 딱히 의미가 없어보인다. 이번 대선은 역대 최고의 비호감 대선으로 전문가들은 이제 이번 대선을 마지막으로 양당체제는 종식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결선투표제건 내각제건 4년중임제건 이제는 87년이후 끌어온 체제가 종식될 수 밖에 없다는 것. 아마 많은 국민들도 뜻을 같이할 것이며 이 체제를 바꾸지 않는다면 다음 대선에는 이재명이나 윤석열보다 더 부족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지않는 후보가 나올 것임을 모두가 인식할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이준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