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2521)
드라마는 초반에 나희도와 백이진의 서사를 쌓는데 충실하고, 나희도와 고유림과의 라이벌관계를 부각시키는데 많은 애정을 쏟는다. 16부작까지 드라마 전체를 다 보고난 느낌은 이 드라마는 사랑얘기보다는 고등학생들의 성장기로 희도와 이진의 사랑보다는 희도와 유림의 관계가 메인서사라는 것이다.
고유림은 17세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된 펜싱천재로 희도에겐 동경의 대상이지만 소년체전에서 희도에게 충격의 0점패배를 당했던 기억때문에 나희도를 몹시 두려워한다. (그것이 초반 희도에게 날을 세웠던 이유) 나희도를 꺾기위해 열심히 노력하지만 정작 희도가 소년체전이후 32강,64강 등에서 탈락하며 한번도 결승전에 오르지 못하자 희도의 부진에 속상해하는데... 마침내 희도가 태양고로 전학오자 유림은 그녀가 자신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될까봐 경계한다. 고유림은 펜싱을 하기에는 집안이 가난해서 백이진네 집으로부터 후원을 받고 있었는데 IMF이후 후원이 끊기자 펜싱을 지속하기 힘들어한다. (유림이 1인자였기때문에 코치 및 선수촌에서 들어오는 압박 역시 심했음) 자존심이 세고 외동인데다 어릴때부터 이름이 알려진 그녀는 자신의 속마음을 솔직히 터놓을 친구를 만나기 힘들어 당시 PC통신을 통해 '라이더37'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사람에게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매일밤 채팅을 하며 친하게 지냈는데 그게 알고보니 나희도였다. 3년동안 채팅을 한 이후에 드디어 '라이더37'의 정체를 알게된 유림은 희도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이 뒤섞여 도저히 더 이상은 그녀를 차갑게 대할 수 없고, 괴로워하던 어느날 화장실에서 자신에 대해 뒷담화를 하고있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게된다. 그냥 조용히 자리를 피하려던 자신과는 달리 옆에서 그 이야기를 들은 희도가 그들과 육탄전을 벌이고 자신을 편들어주는 모습에 유림은 자신이 '인절미'(PC통신 아이디)라는 사실을 고백한다. 자신이 '인절미'라서 미안하다고 말하지만 외려 희도는 모든걸 다 용서할테니 백다이빙만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한다. (이 장면 솔직히 엄청 감동임. 유림은 집안문제때문에 괴로울테면 음악을 들으며 다이빙을 하곤했는데 부상위험이 있는 무리한 행동이었음) 이후 화해하게 된 유림과 희도는 둘도없는 친구가 되고 징계때문에 시합을 못 나가게 되자 태양고에서 같이 훈련하며 우정을 쌓아나간다.
문지웅과 지승완은 아주 어릴때부터 함께 자라오다시피한 관계로 친하지만 사귀는 사이는 아니다. 서로의 엄마를 이모라고 부르는 그 둘은 전교1등과 전교꼴찌라는 특이한 관계지만 인생이 재미없는 승완은 늘 재미있는 일을 벌이는 지웅과의 친구관계를 끊을 수 없고 성적과 관계없이 둘은 친한친구다. 일반 드라마라면 당연히 둘이 사랑에 빠지는 사이가 될텐데 지웅은 유림을 짝사랑하며 언젠가 그녀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길 소망한다. 반에서 친구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이쁜이'라 불리는 지웅은 스케이트보드로 유림에게 자신을 어필하고, 희도에게는 춤을 가르쳐주며 어느새 펜싱부와 돈독한 사이가 되며 방송부였던 승완까지 희도에게 여러 도움을 주면서 넷은 둘도없는 친구사이로 커 나간다. 지웅은 학교축제에서 유림에게 고백할 계획을 세우지만 때마침 펜싱부 전지훈련이 잡히면서 유림은 학교에 올 수 없고 지웅의 고민을 들은 이진이 촬영핑계로 희도와 유림을 빼돌리며 그 둘을 태양고 축제에 데려다준다. 지웅과 유림은 결국 사귀기로 하고 중간에 유림이 집안사정으로 인해 러시아 귀화(아버지가 무리하게 일을 하시다 교통사고를 내셔서 합의금 및 치료비를 대야하는데 이미 빚밖에 없었던 유림의 부모님으로써는 그 돈을 감당하게 어려웠음. 유림은 자신이 모든 오명을 뒤집어쓰기로 하고 귀화결정을 내려 집안 돈문제를 한 방에 해결함)를 감행하는 위기가 있었으나 결국 결혼에 골인한다. 지웅은 고등학교 졸업 후 프리챌에서 패션스타로 유명세를 키워가다가 나중에 의류판매도 같이하며 사업가로 자리를 굳힌다.
승완은 이진이 의가사제대 후 살게된 하숙집 딸로 늘 전교1등과 반장을 도맡아온 인물이다. 그녀는 밤에 해적방송을 진행하며 유수의 팬을 보유해온 DJ인데 자신의 오랜 팬이자 이진의 동생인 이현과 향후 러브라인을 하게 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상습적으로 아이들을 체벌해온 학생주임의 폭력에 반기를 들고 경찰에 제보하지만 선생님을 처벌할 생각이 전혀없는 경찰들의 태도에 실망하고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방송으로 알린다. 그 사실이 학생주임의 귀에 들어가 폭력교사는 승완에게 아이들앞에서 공개적으로 자신에게 사과를 하라고 하지만 승완은 차라리 자퇴를 하겠다며 맞서고, 검정고시를 거쳐 재수를 한 승완은 자신이 원하는 학교에 들어가서 또 과대표를 하게된다. 인생이 재미없다고 외쳐온 승완은 결국 방송국에 입사해 예능PD로 일하게 되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장례식장에서 희도,유림,지웅,이진을 전부 만나게 된다. (4인방과 이진은 시간차가 있어 못 만나게 됨)
비인기종목인 펜싱에서 드라마같은 일이 연출되자 그 후속타로 UBS방송국은 희도와 유림의 다큐멘터리를 찍기로 하는데 이미 서로간의 오해를 풀고 가까와진 그 둘은 즐겁게 다큐를 찍는다. 인터뷰를 하다가 한 번도 수학여행을 가지 못한게 학창시절의 한이라는 말에 이진은 둘의 수학여행을 계획하고 (포항에 있는 외삼촌 집으로 데려가기로 함) 지웅과 승완까지 합류하게 되면서 그들은 바닷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시간이 흘러 4인방 모두 고3이 되고 그들은 각자의 진로를 모색하는데 유림은 실업팀으로, 희도는 대학교로 진학을 하기로 한다. 수능을 치고 2000년을 코앞에 둔 1999.12.31 밤에 그들은 이진의 방에서 모여 시시덕대는데 뒤늦게 집으로 귀가한 이진까지 합류해 서로 지구멸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밀레니엄을 앞두고 정말 별의별 이야기가 많았음) 드디어 미성년자에서 성인이 되는 그 해에 희도는 이진에게 키스를 하지만 이진은 정작 그녀의 발을 보듬어주며 자신의 사랑은 이런 사랑이 아니라고 말한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이진이 희도에게 가졌던 감정은 남녀간의 사랑을 좀 넘어서는 범위였던 듯하다) 이진이 자꾸 자신을 피하고 밀어내자 희도는 끊임없이 이진의 집앞에서 기다리며 그의 사랑을 애걸하는데.... 갈등을 하던 이진은 결국 그녀와 사귀기로 하고, 그 이후 2년가까이 희도와 사귄다. 담당기자와 선수는 언젠가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주변의 충고에도 꿈쩍않던 이진은 '고유림 러시아귀화'단독보도로 인해 기자들 사이에는 특종이라며 축하받고, 친했던 유림이 전국민에게 손가락질 당하게만든 장본인이 자신이 된 현실에 아연실색하며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굳히게 된다. 그래서 스포츠국을 떠나 사회부로 부서를 옮기는데 이는 자충수가 되어 스케쥴 파악이 가능했던 스포츠국과는 달리 언제든 대기해야하는 신분이 되어버린 그는 가뜩이나 선수촌생활로 인해 바쁜 희도를 만나기가 하늘의 별처럼 되어버린다. 엄마를 기다리는 일은 힘들었지만 사랑하는 애인을 기다리는 일은 괜찮다고 생각했던 희도는 이진의 생활을 지켜보며 지쳐갔고, 속보때문에 아빠의 장례식에도 오지못한 엄마를 보며 (사실 올 수도 있었음. 희도엄마 신재경의 프로의식이 남달랐던 것) 이런식의 생활을 미래에도 하고싶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사랑하는 친구와도 또 남친과도 자주볼 수 없었던 희도는 2001년 마드리드 올림픽(역시 당연한 말이지만 2001년에 올림픽은 열리지 않음)에서 유림과 펜싱결승에서 맞붙는다. 올림픽을 앞두고 라이벌전을 부추기는 언론, 희도에게 자신의 몸상태를 솔직하게 알릴 수 없는 유림! 여러가지 상황속에서 괴로웠던 희도는 중반까지 유림에게 끌려가다가 결국 경기를 뒤집고 금메달을 목에건다. 투구를 벗는 그들은 울고있었고 껴안으며 대미를 장식한다. (드라마에서는 나오지 않았지만 아마 그 장면으로 인해 유림을 욕하던 여론이 많이 없어졌을 것으로 추측) 희도는 2001년이후에도 2번이나 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것으로 나오며 펜싱계의 황제로 자리매김한다. 유림은 희도보다 먼저 은퇴하지만 국제학교 근처에서 펜싱클럽을 운영하며 사업수완을 발휘하고, 지웅 역시 사업을 하면서 둘은 해피엔딩을 맞이하는데... 왜 희도와 이진은 헤어진걸까?
3편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