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 나는 다시 시작한다
여행을 떠난다.
새로운 일을 시작한 지 1년, 그 긴 숨을 고르고 나를 위해 떠나는 여행이다. 예전 같으면 무조건 도시를 탐방했겠지만, 이번엔 쉼이 목적이다.
남편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나의 도전을 인정받는다. '잘하고 있어'라는 말 한마디가 이렇게 위로가 되다니. 다행이고, 감사하다.
만약 시작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늘 똑같은 일상 속에서 불평, 외로움에 지쳐 있었을 거다. 나이 들어가며 자연스레 다가오는 여러 불안들, 공간에 대한 답답함에 더 주눅 들었을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두려움'이 컸다.
하지만 지금 아니면 못할 것 같아서, 그 두려움을 딛고 시작했다. 그리고 그 결론은 분명하다.
내가 보내온 1년이 나에게 경제적·심리적 여유를 안겨주었다는 것.
관계도, 마음도 훨씬 넉넉해졌다. 그러니 다시 하고 싶은 일이 생기고, 의욕이 피어난다.
늘 '혼자'라고 느꼈지만, 나이가 들수록 '함께'의 소중함이 크게 다가온다.
참, 옛말은 틀린 게 없다.
"걱정하지 말고 살아라" — 어머니의 말씀이 들려온다
90을 바라보시는 시어머니는 늘 말씀하셨다.
"걱정하지 말고 살아라."
그 말을 되씹어보니, 단지 '괜찮다'는 위로가 아닌,
“너희는 삶에 치이지 말고 마음만은 여유롭게 살아라”
라는 깊은 바람이었다.
60 넘어서까지 직장생활을 하셨던 분. 그 삶이 얼마나 무겁고 힘드셨는지 이제야 느껴진다.
결혼하고 3년은 아이를 가지지 말라고 하셨다. 둘이 실컷 재미나게 살다가, 아이는 하나만 낳으라고.
결국 3년 뒤 아이를 낳았고, 4년 뒤엔 딸을 낳았다.
그러다 하루는 불쑥 말씀하셨다.
“서울 강남에 집을 사라.”
말도 안 되는 이야기 같았지만… 정말 강남 3구에 집을 샀다.
살아본 사람의 말은 다르다.
시어머니는 매일 뉴스를 들으신다. 세상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하고, 퇴직 후에는 종교 생활로 우리를 위해 기도하신다.
나는 어떤 엄마로 기억될까?
시어머니의 철학과 추진력을 닮아 살아온 내 삶.
이제 문득 생각하게 된다. 나는 어떤 엄마로 기억될까?
80을 바라보는 엄마, 90을 향해 가는 시어머니를 보며
나의 80, 90도 그들처럼 재미나고 의미 있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나는 안다.
생각하면, 나는 실천할 테니까.
지금 이 설렘은,
또 한 번 무언가를 시작하려는 나의 마음이다.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