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쉬는 게 편하지 않을까

가만히 있으면 더 불안해지는 나이

by 냠냠

나는 쉬는 게 편하지 않다.

가만히 있으면 괜히 마음이 가라앉는다.

그래서 자꾸 몸을 움직인다.

남편과는 주말부부로 시작했고

지금은 20년 넘게 외국에서 근무하는 남편과

1년에 네 번 정도, 휴가 때 잠깐 함께한다.

아이들을 키우던 시절에는

서운함도 많았고 원망도 있었다.

혼자 감당해야 하는 시간들이 길었다.

그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줄 알았다.

하지만 갱년기가 시작될 때도

나는 여전히 혼자였다.

시간이 흐르고 나니

이제는 특별한 감정이 남아 있지 않다.

그저 하루를 보내는 일이 익숙해졌을 뿐이다.

텔레비전을 보면서도

무채를 썰고, 반찬을 준비한다.

손을 멈추고 있는 시간이 거의 없다.

하루가 그냥 지나간 것 같지 않게

뭔가를 남겨두고 싶어서다.

이번에 휴가 나온 남편이 물었다.

왜 그렇게 쉬지 않고 계속 움직이냐고.

생각해 보니

나도 이유를 정확히 알지는 못한다.

다만 오래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이제는 그게 더 편하다.

수면도 깊지 않다.

밤에는 기절하듯 잠들고 싶어서

낮에 더 많이 움직인다.

이제 영어도 배우려고 한다.

한 번 시작하면 계속하는 편이라

시작할 시점을 고르고 있다.

요즘은 자주 생각한다.

내 노후의 하루는 어떤 모습일까.

거창한 것은 바라지 않는다.

그저 그 하루가 편안하고

스스로 만족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지금을 잘 살아보려 한다.

지금의 하루가 쌓여

나의 노년이 될 것이니까.

멈추지 않고 사는 하루도

어쩌면 나를 지켜온 방식이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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