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5.10 김현태 <그대는 왠지 느낌이 좋습니다>
책방 앞 정원 뜰에 잔디를 깔고 마을어른들과 한낮의 풍경을 즐겼어요.
냉장고에 있던 박카스도 한몫했지요.
진정한 말랭이주민이 되어가는 저를 어른들도 좋아하시네요.
책방이 뭐여?하던 분들이 책방을 예쁘게 꾸며주고 싶다고,
언어의 향기가 나옵니다.
사람 냄새가 나는 책방을 꿈꾸는 봄날의 산책 모니카,
오늘의 시는 김현태 시인의 <그대는 왠지 느낌이 좋습니다>입니다.
그대는 왠지 느낌이 좋습니다-김현태
그대와 함께 있으면
어느새 나도 하나의 자연이 됩니다
주고받는 것 없이
다만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도
바람과 나무처럼
더 많은 것을 주고받음이 느껴집니다
그대와 함께 있으면
길섶의 감나무 이파리를 사랑하게 되고
보도블럭 틈에서 피어난 제비꽃을 사랑하게 되고
허공에 징검다리를 찍고 간 새의 발자국을 사랑하게 됩니다
수묵화 여백처럼 헐렁한 바지에
늘 몇 방울의 눈물을 간직한,
주머니에 천 원 한 장 없어도 얼굴에 그늘 한 점 없는,
그대와 함께 있으면
어느 새 나도 작은 것에 행복을 느낍니다
그대의 소망처럼 나도,
작은 풀꽃이 되어
이 세상의 한 모퉁이에 아름답게 피고 싶습니다
그대는 하나도 줄 것이 없다지만
나는 이미 그대에게
푸른 하늘을,
동트는 붉은 바다를 선물받았습니다
그대가 좋습니다
그대는 왠지 느낌이 좋습니다
그대에게선 냄새가, 사람냄새가 난답니다
책방앞 정원에 잔디를 심어주시는 말랭이마을 어르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