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22

2022.5.9 나태주 <오늘의 약속>

by 박모니카

“엄마는 물건과 문화 중 어떤 것 선택할거야?”

“문화, 왜?”

그럴 줄 알고 어버이날 선물로 성악가 조수미씨의 콘서트 티켓을 준비했다네요.

공연 2시간 동안 행복했지요.

음악의 가사를 모두 알아들어서 행복할까요?

돌고도는 일상에서의 탈출이 가져다준 색다른 시간과 공간 때문이었지요.

오늘은 당신께서도 자신만의 시공간을 찾겠다고 약속해주세요.

“나만을 위한 멋진 빈자리를 만들께”라고요!

오늘의 시는 나태주 시인의 ‘오늘의 약속‘입니다. 봄날의산책 모니카


오늘의 약속 - 나태주


길을 가다 담장 너머 아이들 떠들며 노는 소리가 들려 잠시 발을 멈췄다든지

매미 소리가 하늘 속으로 강물을 만들며 흘러가는 것을 문득 느꼈다든지

그런 이야기들만 하기로 해요

남의 이야기, 세상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해요

우리들의 이야기, 서로의 이야기만 하기로 해요

지나간 밤 쉽게 잠이 오지 않아 애를 먹었다든지

하루 종일 보고픈 마음이 떠나지 않아 가슴이 뻐근했다든지

모처럼 개인 밤하늘 사이로 별 하나 찾아내어 숨겨놓은 소원을 빌었다든지

그런 이야기들만 하기로 해요

실은 우리들 이야기만 하기에도 시간이 많지 않은 걸 우리는 잘 알아요

그래요, 우리 멀리 떨어져 살면서도

오래 헤어져 살면서도 스스로

행복해지기로 해요

그게 오늘의 약속이에요.

5.9 조수미.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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