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Oh My Life

다시 태어나도 울 엄마 딸, 당신도 그렇지요!

2020.10.26 첫 책출간 <어부마님 울엄마>

by 박모니카

첫 책 출간을 자축하며!!


‘선생님 책 나왔어요. 오셔서 보세요.’ 라는 문자가 아침을 깨웠다. 무료급식 봉사활동이 있는 날이라 일어나긴 해야 되는데 요 며칠 힘들었는지 입술에 물집이 생기고 눈이 잘 떠지지 않았다. 그런데 출판사의 문자가 늘어져 있던 내 몸을 일으키는 강력 비타민제가 되었다.


자연의 질서를 내팽긴 사람 세상에 코로나가 내려온지 일년이 되어간다. 작년가을부터 지역의 작은 서점 살리기 프로그램 중 하나로 에세이 쓰기 팀이 활동하고 있었다. 책 읽기 좋아하고 글쓰기에 도전하고 싶은 사람들이 혼자는 두려우니 함께 같이 가자라는 맘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나도 역시 지역의 인생 후배들과 함께 글을 쓰고 싶었다. 역시 시작이 반이었다.


년 초에 에세이 팀의 상주작가는 제안했다.

“선생님들, 우리 그동안 쓴 글 모아서 책 한권씩 만들까요? 아니, 각자의 책을 만들어보시게요. 모음집 말고요.”

“책을 벌써 만들 수 있을까요? 글감도 부족하고. 책은 독자가 읽어줘야 하는데, 누가 읽어줄까요? ” 회원들의 의견이 분분했다. 그런데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언제 또 시작 할 수 있으랴. 물 들어올 때 배 띄우라고 했으니. 도와주는 사람들 있을 때 무조건 해야지. 어떻게든 되겠지.’


내가 만약 책을 쓴다면 주제는 오로지 ‘엄마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팔순을 앞둔 엄마에게 꼭 선물하고 싶었다. 칠순 되던 해 암으로 판정 받고 ‘다 나으면 칠순 잔치상 받으마’ 했던 아버지는 다음해 돌아가셨다. 그 일이 내 맘에서 지워지지 않을 아픔이 되었기에, 엄마의 팔순을 앞두고 뭔가를 해드리고 싶었다. 바로 해학과 지혜, 그리고 감성이 들어있는 엄마의 말씨를 모아서 글로, 책으로 만들어 드리기로 결정했다.


작년부터 써왔던 15꼭지의 글을 다시 수정하고 추가했다. 책이 되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분량이 필요할까? 내가 즐겁게 읽었던 에세이들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글과 그림의 구성형태도 보았다. 딸 지원이가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취미가 있었으니, 내 글에 들어갈 그림은 딸에게 부탁했다. 어느 손자들보다도 할머니의 말과 마음을 잘 이해하는 손녀딸이었다. 적어도 10꼭지는 더 써야겠다, 그래서 200여 페이지의 분량을 만들어보기로 결정했다.


형제들에게 책의 내용과 목표를 얘기하니 모두가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역시 우리 집 대빵은 누나여. 인쇄비 걱정 말고 글 잘 써서 우리도 대대손손 물려주게요. 족보가 뭐 별거요. 누나가 엄마 아버지 얘기 써서 남겨주면 족보지.”

추가되는 책의 내용에 엄마와 자식 편을 넣었다. 큰 딸로서 내가 바라보는 동생들의 성장기를 썼다. 만날 때마다 책을 잘 쓰고 있는지 궁금해하는 동생들을 볼 때마다 내가 가족 얘길 쓰길 정말 잘 했구나 싶었다. 나이 오십 줄에 앉은 동생들이 어릴 적 얘기로 웃고 울고 할 때마다 나는 세월의 강물을 다 요리하는 여신이 된 것 같았다. 약속대로 동생들은 책 130권의 출판비를 준비해주었다.


나의 첫 책 <어부마님, 울어마>는 총 5부로 되어있다. 엄마의 처녀시절 이야기, 엄마와 아버지가 해로한 이야기, 텃밭 가꾸며 시를 짓는 엄마이야기, 어부마님의 요리이야기, 그리고 오형제를 낳은 엄마와 자식들이야기로 되어있다. 총 25꼭지의 글로 구성했으며,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로 마무리 했다.


글마다 적절하게 딸이 그림을 그려주었다. 20여점의 그림을 직접 수채화로 그려주었다. 코로나로 대학 문턱에도 못 가본 딸이 할머니 이야기를 쓰는 엄마에게 큰 힘이 되어주었다. 책의 표지에 있는 그림은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새벽을 뚫고 나오는 태양을 보면서 젊은 날의 사랑과 희망을 주고 받았을 거라고 상상하면서 그린 그림이었다. 현실에 묻혀 두 분의 고생만 생각했던 나와 달리 손녀딸이 바라본 두 분은 태양보다 밝고 찬란한 희망이었다. 그렇게 깊은 생각을 하며 그림을 그려준 딸 덕분에 내 책이 보물이 되었다. 보는 사람마다 글보다 그림을 먼저보고 ‘참 따뜻하고 좋네요. 이야기도 그러겠지요.“라고 말해주었다.


상주작가의 메시지가 왔다. “10월의 마지막 밤, 신인 지역작가들의 출판기념회를 할 거예요. 시장님, 국회의원님도 오시고요. 여러분의 책을 홍보할 배너광고안을 보내주세요. 작가소개와 로그라인 써주세요.”


<작가소개> 박모니카

좋은 사람의 마음과 말소리가 사라질까 바

글로 담아 씨앗주머니에 넣었어요.

한 톨의 씨앗일지라도 '글'과 '책'의 세상에서

당신 생각하며 정성스럽게 가꾸고 싶은 에세이스트.


<로그라인>

- 글쓰기로 가문을 활짝 열고 싶은 딸, 감성과 지혜로 80여년을 살아온 친정엄마.

“엄마, 우리 스토리텔링 족보 만들어볼까요?” -


<책의 뒷표지>

어느 날 지역의 ‘작은 서점 지원사업’ 의 프로그램인 작가 강연회에 참석했다.

작가는 인사말로 참석자들에게 질문했다.

“왜 글을 쓰세요? 글을 쓰는 목적이 있으세요?”

참석한 사람들은 자신의 이유를 대답했다. 나는 뭐라고 대답했을까.

“저요? 저는 가문을 바꾸고 싶어요.”

“뭐라고요? 제가 잘 못 들어서요.” 작가가 물었다.

“저의 가문을 바꾸고 싶다고요. 제가 부모의 이름을 빌려 가문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바로 글쓰기 같아요.”


어느새 반백이 넘는 삶을 살았다. 뒤돌아보니 아버지는 없고, 엄마는 외할머니의 모습이 되었다. 마음이 급해졌다. ‘이러다간 엄마도 안 계시겠구나.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엄마가 보여주고 싶었던 우리 자식들의 가문을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말의 유쾌함과 재치를 보여주는 호박밭 시인 친정엄마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지 에미 닮아서 이쁘게도 생겼다.“

”엄마, 엄마가 호박 에미를 어떻게 알아요?“

”내가 씨앗을 받아 심었는데 왜 모르겄냐. 작년에 얻은 늙은 호박의 씨를 받아 놓았다가 모종을 만든 거지. 씨앗도 둥글둥글하니 이뻐서 새로 나올 호박이 이쁘것다 했다.“

나는 엄마의 그 시적인 표현에 맘이 둥둥 설레었다.

‘아 그렇구나. 씨앗도 얼굴이 있었지. 왜 나는 한 번도 씨앗을 얼굴로 볼 생각을 못 했을까?’

‘내 얼굴의 씨앗은 어떤 모습일까. 내 얼굴에 내 꿈을 담았을까.’

‘지금부터라도 그 씨앗을 잘 키우면 예쁜 내 얼굴이 될까.’


나의 이야기 기차는 출발했다. 타고난 능력은 부족하지만 함께 사는 사람들의 축복 덕분에 순항의 길로 들어섰다. 전업작가의 길을 갈 자신은 없다. 그러나 내 소소한 일상을 글로 써서 함께 나누고 싶은 재주는 많다. 특별히 따뜻한 글을 쓰고 싶다. 누군가에게 언제나 위로와 희망을 주는 글을 남기고 싶다. 글로 돈을 벌 욕심도 없다. 단지 글로서 벌 수 있는 돈이 있다면 소외된 사회 이웃과 모두 나눌 것이다. 그것이 내가 잘 할 수 있는 재능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 책이 나오기까지 수고해주신 많은 지인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참고> 본 책의 정가는 12000원. 책의 뒷면에 써 있는 내용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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