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Oh My Life

드디어 책 표지가 나왔다.

2020.10.19

by 박모니카

<내 글에 날개를 달다>라는 로고를 가지고 출발한지 6개월!

10월의 마지막 밤, 지역신인작가들의 입성의 문을 활짝 열어주겠다는 한길문고와 상주작가의 드라이브를 받았다.

그리고 시간은 여지없이 흘러갔다.


9월 들어와 책 출간의 엑셀레이터를 밟으며 가속시키니 조금씩 모양새가 잡혀갔다.

원본을 주니, 1차 편집본이 오고, 편집수정본을 보내니, 또 2차 편집본이 오고.

읽고 또 읽고, 바꾸고 또 바꾸고.

볼때마다 오타가 나오고 변경할 마음이 생기니, 퇴고라는 말 속에 숨은 은어를 알게됐다.


그림은 맡은 딸은 딸대로 내용에 맞는 그림을 요구하는 엄마의 주문에 힘들어했다.

추석연휴를 포함해서 3주동안 본업이 무엇인지 잊었다 했다. 아니 너무 짜증 날뻔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와 엄마 형제들 얘긴데 내가 어떻게 소홀히 할 수가 있어."라고 했다.


10월 12일 마지막 수정본과 삽입할 그림을 들고 출판사를 찾았다.

가상의 출판책으로 보니 그림만 있는 이미지에 빈 공간이 너무 커 보였다.


"안되겠어요. 너무 밋밋해서요. 그림들 밑에 부연 설명 달을께요."


다시 가져와서 200여 페이지를 또 읽었다. 또 오타가 걸렸다. 또 어색한 흐름이 눈에 보였다.

그림마다 설명을 달면서 딸의 노고도 생각했다.

지난주 금요일, 딸에게 전화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책 표지그림으로 너가 보낸 것을 조금 바꾸고 싶어. 어떻게 생각해?"


"엄마가 배 그림을 그려달라고 했잖아. 그림이 더 필요해?"


"힘들지~~. 근데 왠지 배만 있고 할아버지 할머니가 없으니까 뭔가 허전하더라."


"그럼 배에서 고기 잡는 할머니 할아버지 그림을 원하는 거야?"


그렇다고 대답하니, 딸은 본인이 알아서 그리겠다고 했다. 미안해라고 속삭였다.


이틀 후, 왜 카톡을 안보냐고 하면서 딸이 전화를 했다.

글자 수정 중이라 바빴다고 하니, 그림 보냈다고 괜찮은지 보라고 했다.

맘에 안들면 다시 그려야 한다고.


"화아아~~ 이럴수가."

저절로 감동의 소리가 나왔다.


"엄마, 내가 생각해 봤는데, 그 많은 시간 동안 할아버지 할머니가 맨날 고기만 잡으러 배를 탔겠어? 어쩌다 하루정도는 새벽을 깨치고 떠오르는 태양빛을 보면서 두분의 젊은 날, 꿈과 희망도 떠오르지 않았을까? 그래서 그림을 바꿔서 그렸어. 엄마는 어때?"


딸이 나보다 낫구나. 부끄러웠다.

정작 내가 생각하는 두 분의 모습에는 고기 잡느라 삶의 노고에 지친 모습이 많았다.

자식들 때문에 늙어서도 고생만 한다고 늘 죄스러운 마음에 울쩍했었다.

어려운 역경을 어떻게 이겨냈는지를 그 방법을 생각하지 못했다.


딸의 그림을 보니

"아, 그렇구나. 당신들의 삶에 저런 시간들이 있었겠구나. 저 태양 빛을 받아서 그 힘들고 지친 하루하루를 견뎌내셨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딸의 그 깊고 깊은 생각을 따라가지 못하는 내가 부끄러웠다.


바로 책의 표지로 결정했다.

그래, 내가 두분의 이야기 책을 쓰는 첫째 이유는 바로 따뜻한 희망을 전하고 싶어서였다.

엄마, 엄마 형제들, 내 형제들, 그리고 자손들에게 삶은 그 자체가 희망이요 기쁨임을 전하고 싶었다.


어제 수정된 최종본을 넘겼다.

오늘 이미지로 된 책의 표지를 받았다.

'어때요' 라는 출판사의 질문에 '정말 좋아요'라고 대답했다.

같이 글을 쓰는 지인들에게 의견을 물어봤다. 한결같이 따뜻한 에세이집 같다고 기대된다고 말해줬다.


이제 거의 끝나간다. 또 보면 또 오타가 눈에 띌 수도 있겠지만 이젠 시간이 많지 않다.

ISBN도 맡아야 된다지, 출판의 날 기념식에 쓰일 배너광고안도 내야된다지.

누가 사줄까, 어떻게 홍보할까도 고민해야지. 생각이 첩첩산중이다.


오후에 형제들이 단톡 메시지를 울렸다.


"누나, 우리들 이야기인데, 인쇄할 때 보태써요. 100만원 보내요. 잘 팔리면 좋고 안팔려도 어때요. 두고두고 놓고 우리 자손들의 자손들까지 누나 책 주면 돼요. 적어도 그 애들이 우리 이름, 우리 얼굴은 안 잊어버리겠지요."


그렇지. 내가 언제 책 팔아서 먹고 살았다니. 즐겁게 글 썼고 즐겁게 만들었다.

"얘들아 고맙다. 이 책은 앞으로 나올 내 책의 마중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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