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봄날편지18

2023.5.6 법정<마음공부>

by 박모니카

하루종일 내린 비 덕분에 어린이를 위한 행사를 준비한 사람들은 심드렁한 날이었겠지만 논물을 준비하는 농부들의 마음엔 꿀 같은 단비였어요. 안도현 시인의 시 구절 ‘그 어디서 얼마만큼 참았다가 이제서야 저리 콸콸 오는가 / 마른 목에 칠성사이다 붓듯 오는가’가 생각나는 시원한 봄비였지요. 저도 꿀보다 더 달디단 싱싱한 초록단비 맞으며 지인들의 시간을 나눴습니다. 오늘은 대야 5일장에 가서 지역의 일꾼과 인터뷰를 할 예정이예요. 장날의 풍경스케치도 그려보고 하다못해 강정이라도 먹으면서 얘기나누자 했더니 좋다하시네요. 오늘은 또 어떤 이야기가 흘러나올까 사뭇 궁금합니다. 며칠 전 중2 학생들의 수업시간, 약속을 잘 지키는 학생을 칭찬하면서 이런 주제로 얘길 나눴어요. ‘선생님이 살아보니 이것만은 꼭 지키는 사람이 되어야겠더라.’ 하는 거였죠. 어쩌면 저에 대한 학생들의 이미지는 어떨까 하는 질문이기도 했어요. 어떤 학생은 ‘예절’, 어떤 학생은 ‘약속’ 또 어떤 학생은 ‘노력’ 이라는 대답이 들려왔어요. 칠판에 글자를 쓰고보니 다시한번 새겨야 할 진리. 저는 학생들의 말에 엄지척을 하며 하나를 더 추가했어요. ‘변화’라는 단어를요. 매일 비슷한 일상같지만 도화지를 펼치고 그날 그려진 하루를 되돌아보면 단 한번도 같은 그림이 없네요. 같은 사람을 만나도 언제나 다른 그림이 그려져요. 어제의 시간을 늘 말없이 하지만 역동적으로 변화하며 품어주는 오늘. 그 시간에 온전히 저를 맡길 수만 있다면 저절로 변화하는 삶을 살겠지요. 그러고보니 문화(文化)나 변화(變化)의 화(化)는 ‘그렇게 되어감’을 뜻하네요. 그런데 원하는 대로 그렇게 되어가기 위해선 또 하나의 요소가 필요한 듯, 저는 그것을 ‘기다림’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무작정 기다리며 속이 쓰리게 아프게 기다림이 필요할 때도 있겠지요. 그 무엇이라도 인화(仁化)의 제련이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기다려야겠습니다.

오늘은 법정스님의 좋은 글<마음공부> 드려요. 봄날의 산책 모니카.


마음(心) 공부 - 법정스님


몸(身)만 안으면 포옹(抱擁)이지만

마음(心)까지 안으면 포용(包容)이다.


운명(運命) 이란 말을 쓰지 마라.

쓰는 순간 당신 삶의 주인은 운명(運命)이 된다.


행복(幸福) 은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찾아가는 것이다.


행복(幸福)은 스스로 움직이지 않기에

참 사랑은 확인(確認)하는 것이 아니라

확신(確信)하는 것이다.


인연(因緣)의 교차로엔 신호등이 없다.

스치던, 멈추던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젊음을 이기는 화장품도 없고,

세월을 이기는 약도 없다.


닫힌 마음(心)을 열 수 있는 건

당신뿐이다.


마음(心)의 비밀 번호는

오직 당신만 알기에...


음식(飮食)은

자기가 뱉은 걸 먹을 수 있지만


말(言)은

자기가 뱉은 걸 먹을 수 없다.


심지(心志)가 없으면

불을 밝힐 수 없고,


의지(意志)가

없으면 삶을 밝힐 수 없다.


비올 땐 아쉽고, 개일 땐 귀찮다면

그도 당신을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그것이 우산을 잘 잃어버리는 이유이다.

5.6비속에서2.jpg 말랭이 오동나무꽃, 세찬비 덕분에 하늘향한 종소리가 땅위에 울려퍼지네


5.6비속에서1.jpg 저녁산책 겸 공원길을 걷는데 입구에 켜진 월명 수시탑의 야광형상이 새롭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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