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언제쯤 이 말을 들을까?
초등학교 6학년 담임으로서 아이들의 생활지도를 하다 보면 매번 하던 말을 또 하게 된다. "복도에서 뛰지 마라.", "어른을 보면 인사해라.", "잘못한 게 있으면 반드시 사과해라."
가장 울화통 터지는 순간은 내가 잔소리를 할 때마다, '왜 또 저래?'라는 표정을 짓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것이다. 부적절한 행동을 보는 순간, '잘못을 잘못이라고 말해줘야 한다'는 목소리와, '말해 봤자 뭐 해, 사이만 나빠질 텐데'라는 목소리가 동시에 들린다.
조카를 돌보던 날이었다. 조카에게 "오늘 삼촌이랑 뭐 할까~"라고 말했더니, 아빠가 대뜸 "삼촌이 아니라 외숙이라고 해야지!"라며 내 표현을 고쳐주었다. "뭐지? 나는 삼촌이라는 표현이 더 따뜻하게 느껴져서 그런 건데!" 아빠의 지적에 '아빠도 참 꼰대 같아!'라고 생각했다.
동시에 마음이 뜨끔했다.
이렇게 '예고 없이 날아드는 말에 나를 꼰대처럼 바라볼 수밖에 없었구나.'하고 말이다.
졸업식을 앞두고 아이들과 서로 롤링페이퍼를 써주었다. 미운 녀석이든 고운 녀석이든 그동안 느낀 감정들과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을 꾹꾹 눌러썼다. 어느샌가 해맑게 롤링페이퍼를 친구들에게 자랑하는 모습들을 보니 마음이 한 결 가벼워졌다.
꼰대 같은 아빠지만 아빠를 미워할 수 없는 건 아빠의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도 잘못을 알려주거나 지적하기에 앞서 전해주어야 하는 것은 관심과 사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어차피 '꼰대'처럼 살 거라면, 이젠 '사랑이 담긴 꼰대'가 되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