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말에 흔들리던 나의 마음

마음

by 식이의 변화

나는 타인의 말에 쉽게 흔들리는 사람이었다.
누군가 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하루의 기분을 좌우했고,
표정 하나, 말투 하나에도 마음이 크게 출렁였다.
그 말이 정말 나를 향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그저 스쳐 지나간 말이었는지와는 상관없이
나는 이미 그 말 안에서 오래 머물고 있었다.
특히 가까운 사람의 말일수록 더 그랬다.
아무렇지 않게 던진 조언,
별 뜻 없이 한 농담,
혹은 잠깐의 무관심.
그 모든 것들이 내 마음에서는
쉽게 정리되지 않는 감정으로 남았다.
나는 그 이유를 한동안 알지 못했다.
왜 나는 이렇게까지 흔들리는 걸까.
왜 다른 사람들은 웃고 넘기는 말을
나는 밤이 되어서도 다시 떠올리며 곱씹고 있을까.
그러다 조금씩 알게 되었다.
내가 흔들린 이유는
말의 무게 때문이 아니라,
그 말에 내가 나를 맡겨버렸기 때문이라는 걸.
나는 타인의 말로 나를 판단하고 있었다.
그 사람이 나를 좋게 말하면 괜찮은 사람이 되었고,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말이 들리면
내 존재 전체가 흔들리는 것처럼 느꼈다.
나를 바라보는 기준이
언제나 내 밖에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타인의 말은
항상 나보다 앞에 서 있었다.
그 말에 맞춰 나를 줄이고,
그 말에 맞춰 나를 바꾸고,
그 말에 맞춰 나를 설명하려 했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이런 질문이 들었다.
“나는 내 이야기를 언제부터
남의 말로만 정리하고 있었을까?”
그 질문은 생각보다 아팠다.
하지만 동시에 나를 멈춰 세웠다.
나는 그동안 타인의 말에 반응하느라
정작 내 마음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 후로 나는
타인의 말을 대하는 방식을 조금씩 바꾸기 시작했다.
말을 듣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었다.
다만, 그 말이
곧바로 나의 가치가 되지 않도록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보려는 연습이었다.
누군가의 말에 마음이 흔들릴 때,
나는 이제 이렇게 묻는다.
“이 말은 사실일까, 해석일까?”
“이 말은 나를 위한 말일까,
아니면 그 사람의 감정일까?”
이 질문은
타인의 말을 무시하게 만들지 않았다.
오히려 더 차분하게 받아들이게 했다.
내 마음이 중심을 잡고 있을 때,
타인의 말은
나를 무너뜨리는 힘이 아니라
필요한 만큼만 남기는 조언이 되었다.
나는 여전히 타인의 말에 흔들릴 때가 있다.
완전히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그 흔들림 속에서
나를 잃어버리지는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타인의 말은
내 삶의 참고 자료일 수는 있어도,
정답은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안다.
그리고 나는 지금도 연습 중이다.
타인의 말보다
내 마음의 목소리를
조금 더 믿어보는 연습을.
관계 속에서 흔들리던 나의 마음은
아직도 완전히 단단해지지 않았지만,
적어도 이제는
어디로 돌아와야 하는지는 알고 있다.
그곳은 언제나
내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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