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Liar

어릴 적

그의 뒷모습은

거대한 벽 같았다


말없이 걷는 벽을 따라

작은 발이

쉴 틈 없이 따라붙던 시절

두 팔로 하루를 안고

어깨엔 계절이

벽에는 무거운 삶이

묵묵히 드리워져 있었다


오늘따라

그 벽이

낯설게 작아 보였다

조금 구부러진 허리

조심스레 짚는 발

바람에 흔들리는

얇은 옷깃까지도

나는 몰랐다


그 틈 사이로

시간이 그렇게

흘러왔다는 걸


나는 자라고

그는 작아졌다


한참을 바라보다가

그 벽을 불렀다

“아버지, 같이 가요”


그 말에

그가 처음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그 순간,

세상이 잠시

멈춘 듯했다


하지만

나는 아직

그 벽을 다 넘지 못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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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15일 오후 05_48_36.png




번외편.


같이 가요

지은이. Liar


항상
나보다 앞서가던 사람에게

처음
같이 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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