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에서 어른이 되는 법

당신은 누구인가요?

by silentmoonlight

학교를 다닐 때부터 나는 있는 듯 없는 듯한 아이였다.


조용했고, 주목받는 일은 나에게 가장 싫은 일이었다.
그런 내가 나를 드러낼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글이었다.


이런 나에게 자기소개는 더욱 어렵다.
가장 좋아하는 글을 통해 누군가의 호감을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면식도 없는 독자의 마음에 닿기 위해 쓴다는 건
더욱 조심스럽고 많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그럼에도 이제는, 용기를 내

글의 시작과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한다.


나는 일반적인 유학생의 케이스와는 달랐다.
조기유학이 흔한 요즘 세상에,

서른다섯이 넘도록 오롯이 한국에서만 살았다.

유학생 같다는 말을 종종 들었지만,

정작 유학을 결심하기 전까지 나는

누구보다 평범한 사람이었다.


대학 졸업 후 남들이 바라는 대기업에 입사해 일했고

워라밸을 찾고 싶어 퇴사했다.

그 과정에서 나의 행복과

부모님, 그리고 사회의 기대 사이에서 갈등을 겪었다.

많은 아픔 끝에 얻은 결론은

아직 내가 어른이 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늦었지만, 진짜 어른이 되기 위해,
서른다섯의 나이에 영국으로 오게 되었다.
영국이라는 낯선 나라, 리즈라는 낯선 도시에서
‘어른이 되는 법’을 다시,

조금은 느리지만 나만의 속도로 배우고 있다.


이 선택은 내가 삶을 대하는 의미와
사람을 대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
늘 다른 사람과는 다르다고 느껴졌던 내가
이곳에서는 오히려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다.
낯설지만, 나를 나로 있게 하는 진짜 나의 모습을,
어른이 되어가며 달라지는 내 모습과 생각을
기록하고 싶어졌다.


그리고 나처럼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누군가에게

조용한 위로가 되어주길 바라며

혼자 쓰던 일기에서 벗어나

남들과 나누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서툰 영국에서의 생활,

그 과정에서 겪는 시행착오를 통해 어른이 되어가는 모습.
이 글들은 그 모든 시간을 함께 살아가며,
같은 고민을 하고, 흔들리고 있는 누군가와
공감하고, 위로를 나누기 위한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