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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재범 Mar 03. 2019

있는 힘껏 밥을 먹는 당신과 사랑하고 싶다

흘러넘친 자기애에 내 몸을 푹 적시고 싶다

있는 힘껏 밥을 먹는 당신과 사랑하고 싶다. 밥을 먹는 행위에 함부로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당신과 정갈한 식사를 나누고 싶다. 눈을 맞추고 앉아 당신처럼 음식을 꼭꼭 씹어 삼키고 싶다.


가벼이 스치는 끼니도 허투루 여기지 않는 당신은 자신을 사랑해 마지않는 사람. 삶의 기저에서 움터 오르는 생을 향한 최초의 욕망을 포착할 줄 아는 사람. 하루에도 몇 번씩 정성껏 준비한 선물을 자신에게 건네는 사람. 스스로 왜 사랑받아야 하는지,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아는 사람. 사소하고 번거로운 과정을 헤치고 끝내 사랑을 표현해내고야 마는 사람.


있는 힘껏 밥을 먹는 당신과 사랑하고 싶다. 자신을 향한 가장 조그만 사랑조차 무시하지 못하는 당신과 천천히 식사를 나누고 싶다. 소담한 그릇에 다 담지 못해 흘러넘친 자기애에 내 몸을 푹 적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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