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않고 글을 쓰는 방법
(아직 완성되지 않은 글입니다)
쓰는 만큼 생각한다.
글을 꾸준히 쓰려는 이유다. 일주일에 한번씩 모임을 갖는 Project1 에서는 4개월간 본인이 꼭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선정한다. 그리고 매주마다 이 목표가 잘 실행이 되고 있는지, 그 과정에서 무엇을 느끼고 배웠는지 공유한다. 2년 가까이 활동한 이 모임에서 1년반 동안 나에게 가장 중요한 목표는 글쓰기였다. 그럼에도 글을 쓰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다.
생각해보면 책읽기 역시 한때는 어려운 목표였다. 지금은 어느 장소에서 언제 책을 읽어도 어색하지 않지만 처음에는 책읽는 일이 퍽이나 어색하고 힘들었다. 글쓰기는 책읽기와 필요한 근육이 조금 다른 활동이지만 몸에 붙기까지 시간이 꽤나 걸리는 활동이라는 점은 유사하다. 생각해보면 책읽는 습관도 몇번의 포기와 다짐을 거듬한 끝에 얻은 것이 아니었나. 글쓰기 작업에 대한 환상은 쉬운 포기를 부른다. 적당한 기대를 안고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이 역시 몇번 포기와 결심을 반복한 후에야 익숙해 질 것이다.
1. 무엇을 쓸 지 정하는 일이 오래걸린다
글쓰기 작업 중 꽤나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은 무엇을 쓸지 정하는 일이다. 막연히 글을 써야겠다고 자리에 앉아 노트북을 펴면 정적이 흐른다. 키보드에 손을 올려놓고 아무 자판이나 눌러보기도 하고, 뻔한 주제로 몇자 끄적이기도 하지만 곧 다시 하얀 화면과 마주한다. 일정하게 깜빡이는 커서를 보면 조급함과 답답함이 밀려온다. 그제서야 우리는 문제와 마주친다.
'도대체 뭘 쓰지'
고민은 쉽게 끝나지 않는다. 주제를 찾는다는 핑계로 한참 웹서핑을 하고 자리에서 앉았다 일어나기를 몇번 반복한다. 그때라도 글쓰기의 실마리가 보인다면 다행이다. 이미 글을 쓰려고 자리잡은 시간이 1시간은 넘겼을 즈음이다. 책을 읽었다면 이미 몇십페이지는 보았을텐데 기껏 마음을 잡고 한시간동안 앉아있었지만 한 글자도 나아가지 못했다. 십중팔구는 이 때 글쓰기를 포기한다. 도대체 이렇게야 진척이 없어서야 귀중한 시간을 낭비만 하기 때문이다.
글쓰기와 책읽기의 가장 다른 점은 구체적으로 뭔가를 하는 데까지 필요한 시간이다.
주제가 선정된다면 사실상 글쓰기 작업의 절반은 끝난 것과 다름없다. 책을 읽을 때도 무슨 책을 읽어야할 지 고민하지만 그 시간은 길지 않다. 누군가 써놓은 서평이나 추천사를 보는 방법도 있고 서점에 가서 베스트 셀러를 살 수도 있다. 인터넷에는 좋은 글쓰기 주제를 알려주는 글들이 있지만, 그 주제가 매우 광범위하다. 참고할 수는 있겠으나 그 글을 읽었다고 바로 글을 쓰기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글쓰기는 자기표현이다. 하고 싶은 말이 사람마다 다르다. 사랑이나 이별이라는 주제로 글을 쓸 수는 있지만 구체적으로 뭘 써라라고 이야기 하기는 어렵다. 많은 사람들이 쓰는 주제가 꼭 나에게 적용이 되는 것은 아니다. 무언가를 써야겠다는 압박감에 남들과 같은 주제를 정해놓고 글을 쓰다보면 글쓰기에 재미가 붙지 않을 수 있다. 그러니 오히려 주제 선정에 시간이 오래걸린다는 생각을 하고 글쓰기 작업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글쓰기의 주제 선정은 원래 오래걸리는 과정이다. 글을 쓰겠노라는 부푼 마음을 안고 진척이 없다면 쉽게 포기하게된다. 천천히 엉덩이를 붙이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힘들면 산책을 가기도 해보자. 나만의 주제가 나온다면 그 이후에 글쓰는 작업은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는다. 내가 표현하고 싶었던 것들을 정제하면 될 뿐이다.
2. 긴 시간을 빼놓자
글 쓰는 일은 책 읽는 것과는 달리 짬짬이 하기가 어려운 작업이다. 한 가지 주제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야 글을 쓸 수 있다. 잠깐의 스치는 생각을 메모해둘 수는 있겠지만 막상 메모지를 꺼내 글을 쓰다보면 원래 생각과는 달리 글이 전개되는 일이 많다. 작가들도 대개는 한번 글을 쓸 때 몰아쓰거나, 적어도 하루에 계속된 몇시간 이상을 빼놓는다. 1-2시간만에 글을 쓸 수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글쓰기는 예열이 많이 필요한 작업임을 생각하면 적어도 4-5시간은 시간을 빼두는 것이 글 한편을 쓸 때에 더욱 유리한 것 같다. 생각이 끊기지 않고 계속해서 파고들 수 있는 집중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3. 자주 읽자
꾸준히 쓰려면 자주 그리고 많이 읽어야 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글쓰기는 자기표현작업이다. 감정이 격한 때 글이 잘 써지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하고 싶은 말이 많기 때문이다. 내 몸안에 쌓인게 가득있으면 이를 방출하는 것이 쉽다. 책이나 잡지를 보고 사람들한테 많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쓸 거리와 생각들을 차곡차곡 쌓아가야한다. 읽는 작업 없이 글을 쓰는 것은 꾸준하기 어렵다. 할 이야기가 없기 때문이다. 꾸준히 채워가는 일이 필요한 이유다.
소비는 생산보다 쉽다. 글쓰기는 세상에 무언가를 더해가는 생산의 과정이다. 책을 읽는 것보다 쓰는 것이 훨씬 어려운 작업이지만 한번 쓰면 그렇게 많은 것을 배운다고 한다. 책 읽기와 쉽사리 비교해서 글을 쓸 것이 아니라 원래 힘들고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작업임을 알고 시작하자. 괜한 오해는 포기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