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달아 차가 카센터에 4번이나 들어갔다. 돈도 꽤나 깨졌다. 무슨 액땜을 차가 다 두드려 맞는 느낌이었다. 평소에는 공인 서비스센터를 이용했었는데, 우연히 들어간 카센터에서 잘 치료받고 그 후로 고장이나 사고가 날 때마다 같은 카센터에 들어갔다.
한편으로는 왜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나지 싶다가도, 일이 있을 때마다 처리가 되는 곳이 있어서 다행이다 싶었다. 내가 차를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카센터 사장님이 속이지는 않는 것 같았고, 비교적 괜찮은 비용으로 잘해주셨다.
그와 동시에 자전거도 자기도 차라고 여러 번 문제가 생겼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자전거 사장님에게 연락을 했고, 자전거를 매장에 가져가거나 전화로 문제를 해결했다. 사장님도 자전거를 산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자전거가 벌써 이렇게 된 것에 놀라셨다. 자전거도 차처럼 한편으로는 왜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나지 싶다가도, 일이 생길 때마다 나를 도와주는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다 싶었다. 자전거 사장님도 속이려는 마음 없이 일을 있는 그대로 잘 봐주셨다.
불행은 왜 연달아 일어날까? 벗어났나 싶으면 다시 구덩이에 빠지고, 깊은 바닥이 끝인 줄 알았는데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지고. 어찌어찌 땜빵을 하고, 일어서고, 버티고. 나보다 더 힘든 사람도 많지 싶지만, 고통은 주관적인 것이라 객관적인 잣대로 가늠이 되지 않고 고통에 고통을 더할 뿐이다.
반대로 고통은 무한정 고통만을 주지 않는다. 세상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는 것인지, 어디선가 살아날 방도가 생기고, 좋은 사람을 만나기도 한다. 계속 구덩이로만 빠지라는 법은 없는 것인지 가끔 살아날 길이 보이기도 한다.
나와 함께 오래 달리면서 크게 찌그러지기도 하고, 길 같지도 않은 길에서 헤매기도 하고, 엔진이 고장 나기도 하고, 부품이 닳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경고등에 적잖은 돈이 쓰이기도 한다. 길바닥을 나와 함께 하면서 묻은 때가 마치 나 자신을 보는 것 같이 처량하고, 때로는 대견하고, 때로는 상처받더라도 끝까지 함께 하고 싶기도 하다. 어쩌면 젊음을 함께 한 물건의 소중함을 더 느끼게 되고, 남들은 몇 푼의 중고 가격 정도로만 보겠지만 나에겐 삶의 일부가 되어 버린 분신이 되기도 한다.
언젠가는 이런 날들이 지나가겠지. 그때가 되면 지금 있는 환경과 물건들이 교체되는 날도 오겠지.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을 것이고, 옛 친구를 우연히 만나듯 지나가버린 감정을 다른 감정으로 마주하게 되는 때가 오겠지. 무엇이 좋다 나쁘다 할 것도 없고, 일은 일어나고, 아물고, 또 새로운 시간을 향해 갈 뿐이겠지.
P.S. 멀쩡한 차나 자전거를 모는 느낌이 얼마나 좋은지. 사람은 없어 봐야 그 소중함을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