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시계

몇 번 더 뒤집을 수 있을까.

by 해날

모래가 몇 톨 남지 않았을 때 후회하지 않으려면

정중앙부터 무너져 처음에는 티도 안나는 그 시기에

바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모래로 만든 땅이 단단하지 않다는 것은

작은 충격에도 큰 파장이 일어 전부를 흔들 수 있다는 얘기기에

두려움은 금세 부풀어 오른다.


쓰러지지 않고 꼿꼿하게 버티는

속이 훤이 들여다 보이게 만들어진 모래시계에

거짓과 모함은 통하지 않는다.


끊김 없이 소로록 내려오는

작은 알갱이들이 오롯이 쌓이고 밀어내어

커다란 산을 만든다.


토독.

마치 소리가 들리는 듯한 마지막 모래알.


살며시 뒤집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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