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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마스터 Feb 01. 2021

누구에게 호소해야하는가

 많은 브랜드들이 저지르는 많은 실수 중 하나가 바로 ‘모두에게 호소하려는’ 시도이다. 보다 많은 사람에게 도달해야 한 번의 판매기회라도 더 얻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결정이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모두의 마음에 들려고 하면 할수록 그 상품은 모두로부터 외면을 당한다.


 특정한 포지셔닝과 타겟으로 이어지면 결국 판매 기회를 한정하는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경쟁자의 수가 몇 개 되지 않고 광고도 많지 않았던 옛날에는 모두에게 호소하는 것도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렇지 않다. 경쟁 상대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오늘과 같은 경쟁환경에서 승리하려면 시장에 구체적인 자리를 새겨 놓아야 한다. 그 때문에 잃는 것이 있다하더라도 말이다. 혼란스러운 경쟁 환경속에서 명확한 포지션을 확립하고 싶다면 모두에게 호소해서는 안된다.


 다수는 결국 산술적 평균 또는 중간값으로 표현된다. 다수를 쫓으려면 누구도 불쾌하게 만들어서는 안된다. 모두가 적당히 수긍하고 동의할 만한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다. 결국 타협과 일반화만이 남게 되는 것이다. 날은 무뎌지고, 엣지 없는 무난한 메시지만 살아남는다. 스스로 내 제품의 이야기를 시시하게 만들어 놓고 고객들이 박수쳐주기를 바라는 것은 뻔뻔함 또는 직무유기다.


 애초에 모두를 만족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교보문고의 베스트셀러도, 박스오피스를 갈아치우고 깐느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영화도 별 1개짜리 평점은 있다. 우리가 아무리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해도 결국 일부의 옹호, 그리고 일부의 무관심이나 반대로 이어진다는 것을 경험칙으로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왜 매번 우리는 코어 타겟이 아닌 사람들을 신경 쓰고, 그들의 불평을 견디지 못하는 것일까? 왜 우리는 여전히 모두를 만족시키는 것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일까?


 타겟을 좁혀서 시장을 한정하자는 의미가 아니다. 시작점을 정해 놓고 강하게 때려서 시작하자는 것이다. 볼링을 할 때 동시에 모든 핀을 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1번과 3번핀을 때려야 스트라이크가 난다. 효율적인 시작점을 정하고 그 곳으로부터 파장이 퍼지도록 해야한다.



 Beer Advocate 라는 웹사이트에는 250종의 맥주가 리뷰되어 있다. 이렇게 좋아하는 맥주가 다양하다. 왜 그렇게나 많은 맥주가 존재하는 것일까? 답은 간단하다. 누군가 좋아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은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제품이 다른 제품보다 더 좋습니다'라는 말은 이제 더 이상 맞지 않다. ‘이 제품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더욱 만족스러우며, 바로 당신이 거기에 해당됩니다’가 맞는 말이다.


 누구에게 호소하기 위해 노력해야하는 가를 자문하지 말고 ‘누가 우리 브랜드를 써서는 안되는가?’를 자문해보아야 한다. 그래서 그 사람에게는 “이 것은 당신을 위한 제품이 아닙니다”라고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것은 당신을 무시하기 때문이 아니라, 당신을 존중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당신을 바꾸려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결국 이것은 "다른 사람들이 아닌 오직 당신을 위한 것입니다" 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우리의 브랜드는 모두를 위한 것이 아니다. 모두를 위한 것이 되려고 해서도 안된다. 우리의 여정에 동참하려는 사람들만을 위한 것이다. 그들이 얼리어답터가 되어 우리의 아이디어를 대중에게 전달할 강력한 동기를 갖게 하는 것. 그들이 대중에게 말할 이유를 제공해주는 것이 마케터의 역할이다. 날카롭지 않은 밋밋한 이야기를 모두에게 흩뿌리고 기도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메시지를 날카롭게 갈고, 명확한 시작점을 분명하게 찌르고 깊이 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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