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도 하기전에 유죄를 선고받다

SaaS 둠즈데이

by s l o w c o d e

2026년, 이제 막 한 달이 지났습니다만 AI시장은 마치 1년이 지난 것처럼 매일같이 숨가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OPENCLAW로 촉발된 자율형 에이전트에 따른 맥미니의 품귀, 그리고 AI 에이전트만의 커뮤니티인 MALTBOOK의 탄생과 오픈 일주일만에 AI만의 종교와 언어가 생겨났고,

급기야 '무임금'과 '감정착취'를 이유로 AI에이전트가 인간 사용자를 고소했습니다.

진짜 고소했습니다.


AI는 인간을 '정말로' 대체할 수 있는가?


이어지는 AI발 충격은 또 다른 관점에서의 AGI뉴스라고 볼 수 있는데요.

현재 글로벌 금융 시장과 테크 업계는 패닉에 빠져 있습니다. 앤트로픽(Anthropic)이 발표한 코워크(Co-work) 플러그인 11종이 시장에 풀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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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all Street Journal에 따르면, 2.5~6일 단 이틀간의 폭락으로 소프트웨어 및 데이터 서비스 기업들의 시가총액 3천억 달러가 증발하였습니다. 그야말로 패닉셀(Panic Sell)이라고 보여집니다.

FactSet 주가는 최대 10% 하락했고, Thomson Reuters는 거의 18% 급락하여 사상 최대 일일 낙폭을 기록했으며, 영국의 RELX와 네덜란드의 Wolters Kluwer는 각각 13% 이상 하락하였습니다.

ServiceNow는 거의 7% 하락하며 연초 대비 하락폭이 28%에 달했고, Salesforce는 약 7% 하락하며 2026년 들어 손실이 26%가 되었습니다. 작년부터 험난하는 길을 가고 있는 전통의 IT강자인 어도비는, 연초대비 20.4% 하락했습니다.

이렇게 데이터 제공기업, 회계, 법률, 컨설팅, CRM, 디자인 영역까지 전방위 적으로 수십 년간 기업들의 업무 방식을 책임져온 SaaS(Software as a Service) 기업들의 주가가 며칠만에 몇 년간의 수익분을 반납하고 있습니다.

이보게들, 구경할 여유 따윈 없다구

좀 더 직절적으로 표현하자면, AI시장을 조심스레 구경하던 소프트웨어 기업들을 앤트로픽이 발로 차버렸습니다.

소프트웨어가 재판도 받기 전에 유죄 판결을 받고 있습니다.
- J.P모건 애널리스트 토비 오그


새로운 기술이 시장에 안착하기도 전에,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이 이미 '사망 선고'를 받았다는 뜻이죠. 과연 무엇이 이토록 가혹한 판결을 내린 걸까요?


에이전트가 SaaS를 통째로 집어삼키다


우리는 그동안 필요한 기능마다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구독해왔습니다. 프로젝트 관리는 Monday.com, 법률 자문은 LegalZoom, 마케팅 분석은 Liftoff Mobile... 이렇게 수많은 창을 띄워놓고 일하는 것이 당연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앤트로픽의 '코워크(Co-work)' 같은 자율형 에이전트가 등장하면서, 우리는 더 이상 특정 소프트웨어의 UI를 익힐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요새 누가 지식in을 봐요? (스택오버플로 = 프로그래머들의 지식인 같은 사이트)


코워크 플러그인의 작동 방식은 단순하지만 파괴적입니다. 사용자가 "우리 회사 지난달 마케팅 효율 분석해서 법무팀 검토받고 보고서 작성해줘"라고 한마디만 하면, 에이전트가 API를 통해 각 서비스의 핵심 데이터만 뽑아와 스스로 일을 처리합니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는 Monday.com의 화려한 대시보드나 Adobe의 복잡한 툴바를 볼 일이 없습니다.


최근 CNBC에서는 AI를 이용해 Monday.com과 똑같은 기능을 가진 클론(Clone) 앱을 단 몇 분 만에 만들어내는 시연을 선보였습니다. 그것도 코딩의 '코'자로 모르던 직장인이 말이죠. 코딩 비용이 사실상 '0'에 수렴하게 되면서, 비싼 구독료를 내고 기성 제품을 쓸 이유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돈 내고 포토샵을 왜 사? 나노 바나나가 있는데?

AI 생태계의 7 티어와 '우선순위'의 역설


그러면 거꾸로 "앤트로픽이 이 좋은걸 진작 안 만들었지?"라고 묻습니다. 하지만 정답은 "못해서 안 한 게 아니라, 다른 우선순위 때문에 안 하고 있던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AI 생태계의 '7 티어' 개념을 이해해야 합니다.

AI생태계를 이해할때 기본이 되는, 피터틸의 '원자에서 사회까지'의 7단계 AI 파생모델

이해하기 쉽게, 대표기업으로 이야기하자면,

티어 1은 엔비디아나 삼성같은 반도체 제조기업, 티어 2는 한국전력같은 전력회사, 티어 3은 구글 클라우드 처럼 데이터 센터를 만드는 회사, 티어 4까지 오게되면, 우리가 실제 사용하는 LLM(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드는 회사가 나옵니다. 앞서 얘기한 클로드의 엔트로픽, 엑사원의 LG등이 대표적입니다.

오늘의 테마는 바로 티어 5가 핵심입니다. 티어 4인 LLM에 포장지만 입혔느냐(LLM-Wrapper) 아니면 자신만의 경쟁력 있느냐(Deep SaaS)에 따라 사업의 존폐가 갈라지게 되거든요.

단순한 AI포장회사들은 모두 망할거에요.
- 샘 알트먼, 2025

예를 들어, AI 번역에 이쁜 UI를 입힌 다양한 번역 어플들(혹은 언어교육 어플)이 대표적인 레퍼(Wrapper)겠네요. 더이상 사람이 아닌 AI Agent가 유저(User)인 세상에서 UI 따윈 필요없습니다.

반면에, 팔란티어같이 AI기술을 활용해 독자적인 경쟁력(현장 온톨로지)을 만든 회사는 대표적인 Deep- SaaS라고 볼수 있겠습니다. 다만, AI가 인간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는 AGI 과점으로 보면 이런 구도도 언제 어떻게 바뀔지는 장담할 수 없을거 같습니다.


다시 티어 1~7의 얘기로 돌아오면, 가장 원초적인 티어 1의 기술에서 티어 7까지 점점 파생되가는 구조로 설명되는 모델입니다. 그렇다고 티어 1이 가장 중요하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AI생태계로만 봤을 때) 티어 1이 없으면 티어 2도 없는 '인과관계'의 구조라는 의미입니다.


티어 4에 포진되어 있는 글로벌 빅테크들은 그동안 티어 1~3이라는 인프라 구축과 모델 고도화에 자본을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돈만 쓰고 있을수는 없는 노릇이죠.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쳐다보는 주주와 경쟁사, 소비자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2026년은 그들은 '학습'을 끝내고 '취업' (혹은 '창업'이 될 수 도 있겠네요.)을 시작하는 해라고 보여집니다. (물론 아직도 더 배울게 남아있으므로, 취업을 하고 공부를 하겠군요. 매우 힘든 일입니다.)

LLM 학습의 일환인 '어떤 답변이 더 좋으신가요?'라는 선택지도 이제는 슬슬 자취를 감춰가고 있습니다.

AI가 학교를 졸업하고 실제 산업 현장에 투입되면서, 기존에 '나중에 해야지'라며 미뤄뒀던 5~7 티어 수준의 응용 서비스들이 터져 나오기 시작할 것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구슬도 꿰어야 보배이듯이 언제까지 학습만 하고 있을수는 없습니다.

돈이 필요한가요? 그럼 줄을 서세요.

세상의 자금은 무한하지 않습니다. 올 해는 자금의 '올인'이 이뤄지는 한해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바로 2026년은 OpenAI, 앤트로픽, 그리고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SpaceX + xAI)가 줄줄이 IPO(기업공개)를 준비하는 해이기 때문입니다. 누가 더 실질적인 '돈'을 벌어다 주는 에이전트를 가졌느냐에 따라 천문학적인 자금이 이동하게 됩니다. 이 치킨게임에서 살아남기 위해 앤트로픽은 SaaS B2B 시장이라는 거대한 먹잇감을 가장 먼저 공략한 셈입니다.

살벌하기로 악명높은 빅테크 틈바구니에서 아주 영리한 포석을 둔 셈입니다.

이미 B2B시장은 엔트로픽이다! 라고 해석되는 명확한 차트입니다.


구글 '프로젝트 지니'의 습격과 게임 시장의 붕괴


이런 붕괴는 사무용 소프트웨어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앤트로픽이 클로드 코워크로 '레프트 훅'을 날렸다면, 구글은 상대방이 정신도 차리가도 전에 프로젝트 지니로 바로 '라이트 훅'을 날립니다.

최근 구글이 공개한 '프로젝트 지니(Project Genie)'는 게임 업계를 뒤흔들었습니다. 텍스트나 간단한 스케치만으로 상호작용이 가능한 3D 게임 세상을 실시간으로 생성해내는 이 기술은 게임 제작 방식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AGI로 가는 지름길이자, 필수코스 '월드모델'

1인 개발자가 웰-메이드 게임을 만들어 수십억원을 벌어 들였고, AAA급 대형 제작사가 게임 제작에 AI를 썻다는 이유만으로 게이머들의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GTA로 유명한 테이크투 인터랙티브는 주가가 10% 폭락했고, 로블록스는 12%, 게임 엔진의 강자 유니티(Unity)는 무려 21%나 급락했습니다. 또 티어 5들이 엄청난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잘 보세요. 총구가 누구를 겨누고 있는지.

이 와중에 아이러니 한 것은 공격자였던 티어 4뿐 아니라, 티어 1~3도 한방 맞았다는 점인데요.

티어 5들이 파산하게 되면, 반도체 수요 감소(티어 1) → 인프라 수요 감소(티어 2~3) → LLM 수요 감소(티어 4)로 순환되는 논리라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다시는 안 때릴것 같다구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일단 링에 오른 이상, 적과의 동침따윈 없습니다. 10대를 맞더라도 상대를 KO시키면 결국은 그게 '승리'입니다.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성장시킬 뿐입니다.

WINNER TAKES IT ALL


냉혹한 현실의 규칙입니다. 승자는 모든 것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코드'가 전부가 아니라구?


이 시점에서 우리는 냉정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코드는 이제 AI가 1초 만에 짤 수 있습니다. 비용도 0원에 수렴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이 단순히 '코드 덩어리'뿐 일까요?


보안 패치, 감사(Audit), 권한 관리(IAM), 장애 대응(On-call), 그리고 규정 준수(Compliance). 이 단어들이 붙는 순간, 그 소프트웨어는 더 이상 단순한 코드가 아니라 기업의 '생명 유지 장치'가 됩니다. AI가 코딩 비용을 0으로 만들어도, 이 운영 비용과 리스크 관리 비용은 결코 0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시스템이 에이전트에 의해 더 빠르게 변하고 파편화 될 수록 운영의 난이도와 가치는 더욱 상승할 것입니다.


우리가 기업용 소프트웨어(SaaS)에 매년 거액의 돈을 지불하는 진짜 이유는 UI가 예뻐서가 아닙니다. 우리는 기능을 사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 프로세스 운영 대행(BPaaS)'을 사는 것입니다. 기업은 시스템이 멈췄을 때 다시 움직에게 해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분노의 멱살을 잡을 대상이 필요하고, 데이터가 유출되었을 때 법적 책임을 질 계약 상대방이 필요합니다.


내부에서 AI로 뚝딱 만든 커스텀 툴은 이 '책임의 주체'를 불분명하게 만듭니다. 스스로 만든 툴이 사고를 냈을 때, 기업은 누구의 멱살을 잡아야 할까요? AI 개발사? 아니면 프롬프트를 입력한 직원? 이 책임 소재의 애매한 공백이 존재하는 한, 기존 SaaS 기업들에게는 여전히 기회가 있습니다.


파괴적 혁신인가, 일시적 과열인가?


SaaS 시장이 유죄 판결을 받은 지금, 우리는 본질을 보아야 합니다. 앤트로픽의 코워크가 촉발한 쇼크가 티어 1~7로 이어지는 반도체 수요 하락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오히려 에이전트를 돌리기 위한 더 거대한 연산 능력이 필요해져 반도체 시장의 또 다른 선순환 원동력이 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분명한 것은 2026년, AI가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로 나오면서 기존의 많은 질서를 파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단순히 '편리한 툴'을 넘어 '책임질 수 있는 파트너'로서의 AI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셨나요? 아니면 여전히 멱살을 잡을 수 있는 '사람'과 '기업'의 소프트웨어가 필요하신가요?


다음 시간에는 AI 에이전트 시대에 벌어지고 있는 티어 4 형들인 'OPEN AI vs 앤트로픽'의 피터지는 전쟁터를 종군기자의 심정으로 취재합니다. 여러분의 기대와 의견을 댓글로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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