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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수들의 입스(yips)와 치료법 >

저는 개인적으로 야구를 엄청 좋아해고 롯데 자이언츠의 열렬한 팬이기도 합니다. 저는 입스로 고생하는 선수들과 종종 상담을 하곤 합니다.


먼저 입스란 어떤 증상일까요?

운동 중에 갑자기 몸의 움직임이 내가 원하는대로 통제되지 않는 현상을 말합니다.

골프의 퍼팅이나, 야구에서 투수들이 포수에게 공을 던질 때, 수비수들이 다른 선수에게 공을 던질 때 흔히 나타날수 있으며, 테니스 선수들이 서브를 넣을때도 겪을 수 있는 증상입니다. 주로 정밀한 소근육의 조절이 필요한 운동경기에서 나타날수 있고, 일시적일수도 있지만 만성적으로 지속되어 몇몇 사례에서는 입스로 인해 선수생활을 은퇴하는 경우도 가끔 있습니다.


입스(yips)의 원인은 크게 3가지 입니다.


1. 심리적 요인

압박감, 자신감 상실로 이해 공황 증상을 야기할수 있고 투구동작의 루틴을 망가뜨립니다. 투수가 공황이 오게 되면, 아무것도 들리지 않고, 그 순간 자체가 생각이 나지 않는다. 라고 많이들 표현하십니다. 또한 포수의 미트가 보이지 않거나, 시야가 좁아지고 머리가 조인다, 두통이나 심한 어지러움, 호흡곤란을 호소하기도 하십니다.

보통 생각이 너무 많고 완벽주의가 심하여 자기비판을 심하게 하는 선수들에게서 자주 나타납니다.


2. 신경학적 요인

국소성 근육 긴장이상으로 인해 신경과 근육의 연결통로가 원활하지 못하게 되고, 생각하는데로 공을 던질 수 없게 됩니다. 우리 뇌에는 기저핵과 운동피질을 연결하는 회로가 있어 내가 생각하고 계획하는 대로 몸이 움직여야 하는데 이 신경전달에 이상이 생길 경우 입스가 오게 됩니다.


3. 실패에 대한 트라우마.

폭투로 인한 실점, 끝내기 패배등을 당했을때의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아서 무의식적 근육 긴장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입스 증상을 보이는 투수들에게 ’무조건 공을 많이 던지면 낫는다‘ 라는 식의 직면 기법을 곧바로 사용하기도 했는데, 현재는 훨씬 신중하고 단계적인 치료 방법이 필요합니다.


인지치료를 통해 실패에 대한 비합리적인 인식과 두려움을 조절하여야 하고, 명상을 통해 쓸데없는 생각을 차단하고 나의 자동적 동작 루틴을 천천히 회복할 필요가 있습니다.

투수의 경우 입스에 대한 단계적 치료법을 요약해서 말씀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단계 : 휴식을 취하면서 실패에 대한 공포와 인지 왜곡 극복하기.

2단계 : 입스 상황의 투구 영상을 보면서 시뮬레이션 훈련, 감각과 부정적 사고의 차단.

3단계 : 손 -> 팔 -> 어깨 순으로 운동 메커니즘 재구성, 거울 치료, 초점 훈련등 신체지각 회복.

4단계 : 다시 투구 시작 (70% 힘으로 롱토스부터), 단계별 투구동작 피드백.


처음에는 최소한 일주일 정도는 공을 잡지 않으면서 1-2단계를 수행하고, 그 다음에 3-4단계를 시작하셔야 합니다.

투수 본인이 이 과정에서 필요로 한다면 스포츠 심리학자 혹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상담을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때로는 가벼운 신경안정제나 근육긴장을 줄여주는 약물이 입스의 회복을 빠르게 돕기도 하니까요.


자책이나 강박관념이 너무 심한 선수의 경우엔 지속적인 상담을 통해 자존감을 회복하고, 스트레스와 불안에 대한 감정을 해소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최고의 기량을 보이다가도, 입스를 통해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여, 젊은 나이에 은퇴하신 안타까운 사례가 한국 프로야구에도 있었습니다.


야구를 너무나 사랑하는 팬의 입장으로 프로야구 팀 관계자분들께서 이미 알고 계신 내용일수도 있겠지만, 혹시나 입스로 인해 고생하시는 선수분들이 계시다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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