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 1951

by Silverback

메소드 연기의 창시자로 알려진 엘리아 카잔의 연출

가장 위대한 미국의 극작가라 일컫는 테네시 윌리엄스의 시나리오

액터즈 스튜디오의 정서회상 연기력을 폭발적으로 드러낸 말론 브란도

자신과 배역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혼란스러운 정체성을 연기한 비비안 리

아날로그의 20세기를 확고하게 지탱하는 이 버팀목들의 완벽한 구조는

온갖 인공미와 가벼움, 날카로움과 포만으로 가득한 21세기 문화쓰레기 속에서 우리를 구원한다.


수증기를 내뿜으며 어두운 슬럼가에 미끄러져 들어오는 열차는 무엇으로 달리는가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묘지'라는 행로로 변경된 후,

여섯 정거장을 더 이끌고 가서 승객을 '극락'으로 인도한다고 한다.


우리는 모두가 욕망이라는 전차에 올라탄 세상의 승객

과연 열심히 달려가 묘지로 곤두박질 칠 것인가

아니면 유토피아에 도착하여 극락의 기쁨을 누릴 것인가

메피스토는 당신에게 무엇을 제시하고 있는가.


시종일관 어둡고 그로테스크함으로 무장한 채

뉴올리언스 뒷골목을 비추는 이 지독한 흑백 영화는

불혹이 다 되어 주름을 갖게 된 명배우의 일그러진 말년을 비춘다

압도적 비주얼.

그것은 컴퓨터 그래픽이나 카메라 장비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연기자의 내면, 연륜, 인생사, 그리고 그 사이를 파고든 주름과

그 주름 속에서 미세하게 떨리는 피부의 긴장 속에서 피어오른다

측면에서 받은 잔인한 조명이 거칠한 뺨의 측은한 질감을 드러낼 때,

세상에 의해 파괴당한 후

그리고 자신의 욕망 의해 부활하는 블랑시의 환상이

그 비밀한 인간 본성의 추함을 폭로하는 것.


만약 관객이 블랑시의 광기 어린 집착과 허영심에 동정심을 갖는다면

우리는 그녀의 연기를 통해서 우리 자신의 욕망을 본 것이리라


손으로 쉽게 으깨어 버리고 싶은 화사한 꽃의 가냘픔

하지만 그 꽃은 두려움 없이 잎을 떨구면서도

끝내 자신의 존재를 잃지 않는다

블랑시는 비록 더럽고 추해졌지만 꺾이지는 않았다

그녀는 다시 살았다

사람들이 삶을 살아가는 욕망의 근저 어느 언저리

혹은 묘지와 극락을 놓고 도박을 벌이는 볼품없는 인생들의

그 아슬한 경계선 그 어딘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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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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