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동일한 형상을 한 로봇이 실생활에서 어떠한 모습으로 다가오는지 파악한 자료를 통해 우리는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 - 언캐니 밸리)'를 체감할 수 있다.
로봇이 사람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면서 행동하면 점점 호감도가 상승한다. 신기하기도 하고 참신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과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완벽하게 동일한 모습을 하고 다가오면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부담을 느끼게 되고 심지어 공포심까지 느끼게 된다. 로봇공학자 모리 마사히로가 이러한 현상을 바탕으로 이론을 확립하였는데, 그래프로 그려보면 호감도가 우상향으로 완만한 곡선을 이루다가 갑자기 아래로 확 떨어지는 구간이 발생한다. 그것이 움푹 꺼진 골짜기를 닮았다고 해서 '언캐니 밸리'이다.
우리는 로봇이 인간과 동일한 얼굴표정을 하고 인간과 동일한 목소리로 우리를 흉내 내는 것을 보면 으스스함을 느낀다.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부분, 즉 인간의 고유한 정서나 존재감이라는 것이 감정이 없는 고철 덩어리인 로봇에게도 쉽게 옮겨질 수 있는 보잘 것 없는 가치일지도 모른다는 공포심 때문이다.
앞으로 인간은 언캐니 밸리에 대한 염려를 해야할까?
내가 볼 때에는 기우다.
이미 현대인들은 21세기 초부터 수 많은 연예인들과 최근에는 일반인들까지도 아무런 거리낌 없이 얼굴에 칼을 들이대기 시작했기 때문에 로봇이 전달해주는 공포심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실제 인간 자체의 언캐니밸리를 죄다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간자체의 언캐니밸리는 로봇의 언캐니밸리와는 결이 약간 다르다. 그것은 인간의 거죽을 뒤집어 쓴 고철 덩어리의 내면 흉내내기의 차원이 아니라, 인간의 감정을 보존한 보형물 덩어리의 외면 흉내내기의 차원이기 때문이다. 이 둘은 상반적이면서도 서로 대응하는 묘한 병리를 낳는다.
언캐니 밸리는 로봇에 대한 인간의 우려에서 시작되었지만 그 이론은 간과한 것이 있다. 바로 성형이다.
언캐니 밸리는 인간의 성형중독에 대한 이론에서 다시 시작되어야 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