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테차로 하나가 되는 문화
마테차 컵을 처음 토크쇼에서 알게 되었다. 창가에서 마시던 마테차를 보고 코난 오브라이언이 “나도 한입해도 될까? “라고 했을 때 흔쾌히 수락하고 나누던 이 마테가 궁금해 아르헨티나 여행을 결심하게 되었다.
마테 문화는 특히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크게 자리 잡혔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음식점, 배, 버스, 비행기, 지하철 어디든 이 컵을 들고 다니며 마신다. 준비도 쉽지 않고, 짐도 많아지는 불편한 차라고 생각이 들지만 전용 가방에 들고 다니며 어디서든 마시는 관경이 너무 신기해 클래스를 신청하게 되었다.
마테는 아르헨티나 북부, 브라질 남부에서 지역의 과라니족이 먼저 재배하고 마시기 시작했다. 마테는 식이섬유와 카페인이 풍부해서 포만감도 주고, 신경을 자극하는 효과를 가져다주기 때문에 노동을 더 많이 할 수 있는 에너지 드링크와 같은 역할을 했다고 한다. 그만큼 과라니족에게는 마테가 큰 축복인 음료였다.(과라니족 전설에 따르면 태양이 준 선물이라고 한다.)
이후 유럽 식민지 시대가 도래하면서, 제수이트(예수회) 선교사들에 의해 대중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고, 지금의 아르헨티나에 아주 큰 문화로 자리 잡았다.
마테차는 가장 중요하게 4개가 필요로 한다.
1. 마테 (컵을 의미함)
2. 봄비샤 (필터가 있는 빨대)
3. 쉐르바 (찻잎)
4. 보온병 (테르마 라고 한다). 물은 70~80c 정도의 온도로 준비한다.
차를 준비하는 과정은 아래의 단계로 진행된다.
1. 컵에 찻잎을 2/3을 담는다
2. 찻잎을 흔들어서 불순물을 제거하고, 몬테냐(산)를 만든다. 몬테냐를 만들기 위해서는 찻잎을 컵의 한쪽으로 몰아야 한다.
3. 봄비샤를 몬테나 가장 아래에 삽입한다.
4. 물은 부어 마신다.
마테차 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함께”마신다는 것이다. 컵 하나로 3~5명이 모여서 다 함께 차를 마신다.
모든 마테차에는 이를 준비하는 “살바도르”가 존재한다. 살바도르는 자기의 취향에 맞는 마테차를 준비하고, 모두에게 마테차를 제공한다. 살바도르는 본인의 취향에 맞게 다른 찻잎을 추가하거나, 꿀을 넣거나, 시나몬 스틱을 넣어서 마시는 등, 이건 살바도르의 권한이라고 한다.
이렇게 준비된 차를 살바도르가 한 명 한 명 물을 따라서 전달한다. 컵을 건네받은 사람은 마시고 다시 살바도르에게 컵을 돌려주고, 살바도르는 다음 사람에게 컵을 전달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나에게 주어진 잔은 모두 내가 마신다는 것이다. 컵은 공유하지만 물은 공유하지 않기에 호로로록 소리가 날 때까지 빨아 마셔야 한다고 한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오직 살바도르만이 물을 따라 전달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그러기에 그룹의 마시는 속도와 물의 분배를 모두 살바도르가 담당한다.
마지막으로 매우 강조한 행동이 있는데, 바로 봄비샤를 절대 건드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장난으로 말하길, 어떤 사람들은 봄비샤를 만지면 차를 그냥 다 버린다고 한다고 한다.
코로나 이후에 이 문화가 조금 변경되었다곤 한다. 코로나 시기에는 모일 수 없고, 같이 마시는 것이 금지되었기에. 하지만 여전히 모여서 마시는 것을 즐기고, 나눠마신다.
아르헨티나를 돌아다니며 느낀 점은, 이런 나눔의 문화는 단지 마테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노점상에서 빵을 구경하다가 하나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찰나, 빵을 먹고 있는 사람을 보게 되었다.
“그거 혹시 맛있어? “라고 내가 물어보니
“응 맛있어. 내 거 한입 먹어봐”라고 답해주었고, 모르는 사람의 빵까지 시식하게 되었다.
아르헨티나 어디서든 마테차를 마셔보라고 마테를 건네어받았었고, 이런 나눔의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것에 참 따뜻함을 많이 느꼈다. 물론 내가 외국인이니까 나의 문화를 공유하고 싶은 의도가 더 크기에 그랬을 수 있지만, 난 한 번도 내가 먹던 음식을 처음 본 외국인에게 나눠줄 생각도 해보지 못했기에 참으로 신기한 문화였다.
마테에는 나눔의 미학이 강하다. 나도 누군가에게 살바도르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나누지 못한 삶에 대한 성찰도 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여행은 전혀 뜻하지 못한 곳에서 종종 나에게 따뜻함을 알려준다. 삶의 방식도, 태도에도 정답은 없지만, 친절함과 따뜻함은 세계 공용 언어이다.
일상에서의 살바도르가 되어보겠다. 이번 여행에서의 가장 큰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