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고등학교 첫 중간고사를 위하여
2026년 3월 3일, 나의 첫째 아이가 고등학교 입학했다.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와서 일년 밖에 중학교 생활을 못하고 또 학교가 바뀌게 되었다. 우리집 첫째는 딸이다. 딸이지만 엄마인 나와는 결이 달라 늘 조심스럽다. 어려서부터 예민하고 조심성이 많고 걱정도 많은 성격이라 환경의 변화에 많은 신경을 쓴다. 민첩하게 환경에 적응하는 것을 어려워하면서도 조바심을 낸다. 결과적으로 높은 긴장감을 갖게 되어 집중하는 것이 어려울 때가 종종 있다. 너무 분석적으로 바라보았나 싶다. 물론 장점도 많은 아이다. 끈기있고 정해진 규칙이나 약속에 대한 책임감이 강하다. 새로움에 적응하는 것이 어렵기는 하지만 결국 해 낸다. 시간이 좀 걸린다는 것이 아쉬울 뿐, 바르고 곧은 성격이 큰 장점이다. 서론이 길었다. 본론은 다음과 같다.
딸의 새로움은 엄마의 공부가 된다. 정확히 말하자면 딸을 위해 엄마는 더 많은 것을 고민하고 공부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엔 고등학교 진학이라는 큰 목표물이다. 나 역시 고등학교를 지내보았으나 오래 전 일이기도 하고 지금 시대에 맞는 공부가 필요하다. 학교에서 학문을 배우고 부족한 것은 학원이나 인터넷 강의를 통해 보충하면 된다는 것은 이론적으로 이미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집은 수학만이 사교육의 도움을 받고 있다. 나머지 모든 과목은 자기주도적 학습이라는 플레임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여기서 핵심은 학습자 혼자만의 자기주도적 학습이 아니라는 것이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하는 학습이 핵심이다. 아이 스스로 모든 것을 계획하고 학습을 이끌어나갈 수 있다면 참으로 이상적일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어려움이 많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방향을 잡는 것 또한 고민이 많기에 아이는 시간적 제약과 심리적 부담감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힘겨워했다. 엄마는 결심했다. 이번엔 고등학교 학습 코치가 되어 주기로. 나름의 경험과 경력을 최대한 활용하여 수많은 자료들을 서치한다. 그리고 목적에 맞게 분류하여 아이에게 제공해준다. 그것만으로도 부족하다면 면대면의 학습도 마다하지 않는다. 특히 영어가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시험 범위에 해당하는 교과서 지문 외에 프린트로 제공되는 외부 지문에 대한 분석과 핵심 내용 파악이 목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엄마도 영어 공부를 제법 해야한다. 지문을 읽고 해석하는 것은 물론 맥락의 이해가 되어있지 않으면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없고, 질문을 던질 수도 없다. 영어 공부를 그래도 좀 했었는가 싶은 생각이 들면서 나의 학창 시절이 떠올랐다.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기 전에 영어 공부를 한다. 수많은 자료를 출력하여 아이의 책상에 놓아둔다. 아이가 하루의 공부를 마무리할 때까지 기다린다. 그리고 영어 지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늦은 시간, 아이가 잠자리에 들 때가 되면 나 역시 무거운 몸을 침대에 맡긴다. 내일 아침 식단을 머리 속에 그리면서 부족한 잠을 서둘러 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