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멈추지 않는다
느리지만 천천히 배우는 인생
친구따라 강남간다는데 난 친구따라 사주까페에 갔다. 그냥 차 한잔 마시려다 만난 친구는 급 무언가에 꽂혀 사주까페에 전화 걸어 예약을 하고 난 얼떨결에 함께 갔다.
시어머니께서 종종 말씀해 주셔서 그곳에 가면 무얼 하는지는 대략 알고 있었다. 생년월일과 생시를 가지고 나의 사주팔자를 뽑아내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말해준다는 걸 말이다.
같이 간 친구는 고등학교 입학하는 아들과 아침에 한바탕 푸닥거리를 하고 속이 답답했는지 아들 사주부터 묻는다.
친구는 아이가 공부를 아주 안하는 건 아닌데 아직 부족한거 같다면서 답답함을 호소하며 아이의 미래를 묻는다.
사주를 보는 분의 데이터로 나온 친구의 아들은 너무나 바르고 착하고 주변 사람에게 이쁨 받으며, 공부도 1등은 아니지만 그래도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갈 만큼은 한다고 했다.
친구는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사주보는 분은 친구에게 1등하라고만 안하면 다 편안하다고 다 좋은데 뭐가 걱정이냐고 반문한다. 여러 사람들 사주를 보다보니 소위밀해 너무나 좋은 사주는 반대로 나쁜 일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면서, 그저 평범한듯 크게 나쁜일 없이 살아갈 사주가 나온다면 그게 젤 좋은 사주라고 덧붙여 말했다.
친구와 친구 아들에 비하면 난 사실 사업을 하지도 않고 직장 생활도 하지 않으며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의 부모도 아니어서 그닥 특별한 사주풀이는 없었다.
근데 그 중 공망이라는 말이 가슴에 남았다.
나한테 공망이 있다면서 그래서 그렇게 무언가를 찾아서 배우고 또 배워가며 그 허한 마음을 채우려한다고 했다. 사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다.
사주를 보고 돌아와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다.
나에 대한 답답함도 자식 혹은 배우자에 대한 궁금증도 이미 내 안에 답이 있음을 알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러나 그것을 스스로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친구나 가까운 사람에게 들었다 해도 마음으로 느끼지 못해 확인받고 싶어한다. 그리고 사주나 팔자에 기대어 그것을 굳건히 받아들이고 싶은 건 아닐까.
답은 역시 내가 이미 알고 있다.
굳이 그곳에서 그 사실을 듣고 다짐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이다. 난 지금 배움을 실천하고 있다. 더 많은 책을 읽고, 부족하지만 매일 글을 쓰면서 그저 시간과 나를 알아가고자 노력할 것이다. 그것이 느리고 답답함에 고민하는 시간도 깨달음의 과정이고 소중한 시간임을 느끼며 살아가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