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몽어스가 PMF를 맞추기까지의 과정 살펴보기
어몽어스(Among Us)는 미국의 인디게임 회사 이너슬로스(Innersloth, 내 안의 나무늘보...)가 2018년 출시한 마피아 게임으로, 모바일 게임과 스팀 게임 두 가지 버전이 있다. 한 게임당 4인에서 10인 정도 플레이할 수 있고 실친(실제 친구)끼리도 할 수 있다. 옛날 크레이지 아케이드 같은 위치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플레이 방식은 일반 마피아 게임과 비슷하다. 시민 가운데 있는 1~3명의 마피아를 찾아내는 추리 게임으로, 배경이 우주선, 우주선 사령부, 행성의 전초기지, 이렇게 세 군데이기에 시민은 크루원, 마피아는 임포스터라고 부른다. 그래서 크루원일 경우 게임 시작에서 나오는 문구는 "There are Impostors among us"(우리 중에 임포스터가 있습니다). 배경이 우주선인만큼 크루원은 우주선을 정비하기 위한 미니게임 미션을 부여받으며 이 미션을 모두 깨거나 임포스터를 모두 내쫓으면 승리한다. 임포스터의 역할은 이들이 미션을 모두 깨기 전에 모두 죽이거나, 내쫓는 것이다. 낮에 회의를 하고 밤에 마피아가 사람을 죽이는 일반 마피아 게임과는 달리, 어몽어스의 임포스터는 미션을 하는 크루원을 몰래 죽이러 다닌다. 우주선의 불을 끄거나, 산소를 없애는 등 미션 방해공작을 펼칠 수도 있다. 임포스터가 크루원을 죽일 경우에는 시체가 남고, 이 시체를 발견했거나, 따로 논의하고 싶은 것이 있는 플레이어가 회의를 열어서 임포스터를 추리하고 해당 플레이어를 내쫓는다. 회의 시간을 제외하고는 대화를 나눌 수 없으며, 내쫓긴 플레이어는 유령이 되어 유령끼리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일반 마피아와 마찬가지로 임포스터를 모두 내쫓으면 크루원의 승리, 임포스터 수가 크루원의 수와 같거나 더 많아지면 임포스터의 승리다.
어몽어스는 2018년 출시 이후로 꽤 최근까지 크게 주목받지 못한 게임이다. 사실 2년 내내 시간당 유저 수가 30명에서 50명일 정도로 거의 안팔렸다. 이너슬로스 내부에서도 딱히 게임으로 대박낼 생각은 없었던 것 같다. 마케팅이 별로였다는 것이 주 여론인데, 한국의 게임메카에 어몽어스가 48위로 첫 진입을 한 2020년 7월 마지막 주 이후로 이용자 수가 치솟다가 9월에는 시간당 7만 명에서 11만 명까지 이용하는 대형 게임이 되었다. 위에서 한국 게임메카를 굳이 언급한 이유는, 어몽어스가 역주행의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 첫 국가 중 하나가 한국이기 때문이다. 이 게임이 한국에서 어몽어스의 인기는 대단하다. 어느 정도냐면, 어몽어스 MBTI가 나올 정도. 심지어 8월 말에 나온 영상은 한달만에 200만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https://youtu.be/rdXvDDX2p-U)
이너슬로스는 3명이 운영하는 게임사다. 즉, 인력과 어몽어스의 시간당 유저 수를 생각해봤을때, 서버가 매우 작았으며 그 상태로도 유지가 될 수 있었다. 어몽어스가 급상승한 2020년 7월 이후로는 서버는 매일매일 터지기 일쑤지만 말이다. (현재는 좀 안정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사실 이전에도 서버가 터진 적이 한번 있었다. 2018년 12월 14일에 한국의 한 유튜버가 어몽어스를 컨텐츠로 사용했고, 이에 따라 서버에 2,000여명 정도가 유입되면서 서버가 터진 것이다. 무려 복구하는데 2주가 걸렸다고 한다. (원본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3&v=WQPZ74XrAnk&feature=emb_logo)
사실 이 사건은 어몽어스의 일명 '떡상'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일회성 이벤트로 끝났다. 이 이후로 어몽어스의 유저 수는 예전으로 돌아왔다. 다만, 이 영상을 통해서 유튜버나 컨텐츠 제작자는 어몽어스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어몽어스라는 게임은 모바일에다가 플레이 규칙이 어렵지 않아서 대중성이 높다. 게다가 개개인의 플레이 방식에 따라서 게임의 흐름이 완전히 달라지기도 하고 반전이 많아서 드라마틱하다. 크루원으로 철저하게 위장한 임포스터에게 배신당해 죽기도 하고, 임포스터의 권모술수에 속아 크루원임에도 불구하고 쫓겨나기도 한다. 게임 한판에 인간의 희로애락을 다 느낄 수 있으며, 덕분에 플레이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정이입하며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이런 어몽어스가 불티나게 인기를 얻은 것은 예상 가능하게도 인터넷 방송을 통해서, 코로나 시대를 통해서였다. 위 영상 이후로 몇몇 유튜버나 트위치 진행자가 플레이를 하기 시작했고, 2020년 7월 20일부터 트위치에서 급격하게 시청자와 방송이 늘며 완벽한 J커브를 그렸다. 워낙 플레이어의 감정 기복이 심해지는 게임이기도 하고, 훈수를 두기 쉬운 게임이라 게임방송에 최적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저렴한 가격, '마피아'라는 고전 게임, 모바일의 접근성에 힘입어 어몽어스 게임 자체로도 많은 사람이 유입됐다. 나도 어몽어스 게임 영상을 보다가 유입된 케이스인데, 워낙 게임 플레이 방식이 쉽다보니, 플레이어가 헛다리를 짚을 때 오는 답답함이 배가 된다. 그러다보니 '내가 쟤보다는 잘하겠다'라는 생각이 들고 저절로 게임을 다운로드 받게 된다. 게다가 친구끼리 인원을 모아서 플레이를 할 수 있어 재미가 배가 되고, 서로 정치질을 하고 몰아가는 재미도 있기 때문에(물론 안 이러는 플레이어도 있다) 서로 게임을 추천하다 보니 추천 수 유입도 상당히 되었을 것이라 예상된다.
이렇게 어몽어스는 이너슬로스 사가 어몽어스2를 개발하려고 염두에 둘 정도로 성공을 거두었다. 기존 서버 증강보다 새로 어몽어스를 만드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판단했는지 어몽어스2 개발을 선포했지만, 현재는 기존 서버 강화에 중점을 두기로 하며 어몽어스2 개발은 철회하였다. 어몽어스는 2개월만에 2020년 8월에 구글 플레이 1위, 앱스토어 무료 게임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피벗(pivot)은 그리 많이 하지 않았지만, 알맞은 시기에 알맞은 홍보 방식(물론 회사에서 홍보한 것은 아니지만)을 만나서 전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너슬로스에서 마케팅을 진행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높은 화제성을 가지고 2차 컨텐츠가 많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현재 어몽어스가 게임방송을 통해서든, 오프라인을 통해서든, 유저 사이의 추천을 통해 성장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이너슬로스 사가 어몽어스2 개발을 철회하고 북미, 유럽, 아시아 서버를 분리할 정도로 말이다. 사실 시기적으로 운이 좋기는 했지만, 어몽어스는 유저의 심심함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고 컨텐츠를 추가하며 점점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 언택트 시대가 끝난 이후에도 유저 수를 유지할 수 있을지, 같은 방식의 게임에 질린 유저를 어떻게 유지할 지는 앞으로 닥칠 문제이긴 하지만, 지금 당장 어몽어스는 누구보다 행복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https://www.pastemagazine.com/games/among-us/among-us-developer-cancels-among-us-2-to-further-d/
https://www.pastemagazine.com/games/among-us/among-us-game-twi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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